사랑이 식으면 다 끝이다

[ 목양칼럼 ]

정병원 목사
2019년 06월 28일(금) 00:00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교회 일이 무거운 짐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렇게 생각되는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라 사랑이 식어져서 그런 것이다. 목회를 하면서도 힘들 때 생각해보면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식어진 것을 느낀다. 목회도 신앙생활도 모든 것의 원인은 사랑이 식어진 것이다. 목회를 하면서 시험에 드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표면적인 원인은 다양하다. 그러나 그 사람의 속마음을 알아보면 결국 사랑이 식어짐으로 시험에 든 것이다.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내 사랑이 식어지지 않았다면 문제 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게 사랑이 식었다면 내가 회복되어야 할 것은 당연히 처음 사랑의 회복이다. 내게 필요한 것은 환경이나 주변의 사람들이 변화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잃어버린 처음 사랑을 회복하는 것이다. 우리가 처음 사랑을 빨리 회복해야 하는 것은 내게 남은 시간이 많이 없기 때문이다.

제주도에 있는 친구목사가 세미나를 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말씀으로 만드셨는데 사람만 흙으로 만드셨다. 우리를 흙으로 만든 것은 유통기한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 인생은 사용할 수 있는 기한이 정해져 있다. 진흙은 시간이 흐르면 점점 굳어지게 마련이다. 결국은 다 굳어지게 되면 더 이상 다른 것을 만들 수 없다. 그것으로 끝이다. 그러니 나 역시 내게 주신 시간 안에서 충성해야 한다. 사명감당해야 한다. 사랑해야 한다.

기한이 정해져 있는데 그 시간 안에 감당하지 못하면 그것으로 끝나버린다.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시간도 정해져 있다. 시간이 있을 때 사랑하지 못하면 끝이 나게 된다. 충성할 수 있는 시간도 정해져 있다. 그 시간 안에 감당 못하면 결국은 우리가 흙으로 돌아간다. 그러면 나중에는 후회만 남게 될 것이다.

안타까운 현실은 우리는 사랑하기 보다는 미워하기를 참 잘한다. 내 잘못이라고 인정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을 탓할 때가 많다. '우리 가정에 저 남편만 없으면, 저 애만 없으면, 교회 안에서도 저 집사님만 없으면 참 좋겠는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은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없으면 모든 일이 잘될 것 같은데 결코 그렇지 않다. 어머니가 옛날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 "오줌을 싸는 며느리를 쫓아내면 똥 싸는 며느리가 들어온다." 옛날에는 그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요즘 시간이 갈수록 더 피부에 와 닿는다. 그렇다 내가 미워한다고 해서 일이 다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미워하면 할 수록 더 문제가 커지고 내 삶이 황폐하게 된다.

세월은 강물이 흘러가듯 지나가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복된 일은 오늘도 사랑으로 일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오늘 내가 하는 모든 일에 사랑의 마음이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있나? 성도들을 사랑으로 섬기고 있나? 모든 것을 사랑의 마음으로 하고 있나" 점검해야 한다. 내가 하는 모든 행위들, 예배나 기도나 헌금이나 봉사나 사랑이 식지 않았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결국 모든 문제가 사랑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회복하려면 내가 사랑을 회복해야 한다. 남아있는 시간들,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 그래야 목회도 인생도 후회가 없다.

정병원 목사/강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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