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교회 ] 전남노회 광주벧엘교회가 지키는 '북한 사랑의 달, 6월'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19년 06월 20일(목)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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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지난 9일 북한 사랑의 달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전남노회 광주벧엘교회(리종빈 목사 시무)를 찾았다. 광주벧엘교회는 2006년부터 6월을 '북한 사랑의 달'로 지정해 한 달 동안 평화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헌금하며 관련 행사들을 진행해왔다. 기자가 방문한 날 광주벧엘교회는 탈북민 공동체인 포도원교회(임은혜 강도사 시무)와 함께 오후 예배를 드렸다.
올해도 광주벧엘교회 성도들은 지난 2~7일 하얼빈부터 중국 국경을 따라 북한 현지를 둘러보고 왔다. 국내선교위원장 조규태 장로는 "북한 땅과 강변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심정적으로 강렬하게 느끼며 통일을 향한 마음을 품었다"며, "이러한 마음이 신앙으로 굳어질 때 그들을 그리스도 안에 한 가족으로서 사랑으로 맞이할 수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기자가 교회를 방문한 날은 전교인이 북한 음식 체험으로 평양 국수를 먹었다.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던 평소와 달리 전교인이 유료로 식사하고 수익금 전액을 북한 선교에 보탰다. 광주벧엘교회 지하 식당으로 가는 길에는 남북한 관련 포스터, 통일을 향해 나아가는 진행 과정들이 복도에 길게 늘어져 있다. 교인들은 식사 순서를 기다리면서 자연스레 포스터와 사진들을 지켜봤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등의 브로마이드는 교인들의 포토존이 됐다. 이곳만 방문해도 남북 북미 정상회담의 진행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그동안 북한에서 모집한 물품이나 사진들을 전시해왔는데 올해는 분단으로부터 역사적 현장의 순간을 담기 위해 마련됐다.
광주벧엘교회는 대북 사역을 지속적으로 이루기 위해 국내선교위원회(위원장:조규태) 산하 북한선교부(부장:이종호) 통일복음부(부장:김명희)를 조직해 활동하고 있다. 북한의 빵 공장 건립, 밤나무 식재, 선교사 지원을 하고 있으며, 대북 관련 사역 단체들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특히 북한중보기도팀 80여명이 10여개 팀으로 나뉘어 매주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광주벧엘교회는 성탄헌금을 매해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해 쓰고 있다. 최근엔 대구서문시장 화재, 제주도 난민을 지원하는 데 전달했다. 지역사회의 다문화 가정을 위한 사역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전체 교역자 20여 명이 편목항에 가서 위로 예배, 미수습자 가족을 교회로 초청해 함께 예배를 드리고, 미수습자 이름을 1년 이상 주보에 게재해 꾸준한 관심을 보였다.
리종빈 목사는 "정치적 이슈를 배제하고 현재 사회 구성원들이 숨을 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회의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건강한 교회,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 사랑과 나눔을 시대의 사회적 고민으로 해석하는 교회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공생애 마지막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해 우신 예수님이 오늘날 한반도를 보시면 가슴을 치고 대성통곡하실지도 모릅니다. '오늘 네가 평화를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눈이 가려져 있구나'라고 탄식하신 말씀이 여전히 우리에게도 하신 말씀 같습니다."
광주벧엘교회 리종빈 목사는 통일을 위해 그동안 우리가 배워온 이념과 진영의 정치 논리가 아니라 예수님이 삶으로 보여주신 진정한 평화를 따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목사는 당시 예루살렘에서 "사두개인은 로마의 힘이 지속돼야 한다며 힘에 의한 평화를, 바리새인들은 율법을 철저히 지킴으로써, 열심당원들은 무력으로 민족해방을 이뤄내야 평화가 올 거라고 나름대로 평화를 이해했지만 예수님이 보여주신 평화와 거리가 멀었다"고 말했다.
"남녀 빈부 민족 인족 종교 등 모든 갈등과 불화의 뿌리가 되는 죄의 문제를 해결할 때 진정한 평화가 온다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이었다"고 말한 그는 "세상적 방식의 평화가 아니라 에수님이 가르치신 하나님 나라의 평화를 알아야 한다. 예수님은 더 많은 힘을 비축하지 않으시고 '자신을 허무셔서'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땅의 교회들이 북한에 대해 심판의 자리에 있는 것은 위험하다. 내가, 우리가, 교회가 허물어지지 않고서는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를 기대할 수 없다"며, "우리 안에 예수님이 살아계시다면 평화는 반드시 우리가 실천하고 살아가야 할 일이다. 하나님의 평화가 한반도 위에 임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최샘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