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개척, '복제' 아닌 '파송'

지난 11일부터 제103회 자립대상교회 목회자선교 대회 개최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9년 06월 13일(목) 07:47
총회 교회동반성장위원회가 주최한 제103회 자립대상교회 목회자선교대회가 지난 11일을 시작으로 13일 전주시온성교회, 18일 대구제일교회, 20일 청주금천교회에서 열린다.
일부 중대형교회들이 교회 개척을 할 때 기존 교회의 이름을 따서 똑같은 형태의 교회를 다른 곳에 세우는 일은 '개척'이 아니라 '복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11일 치유하는교회(김의식 목사 시무)에서 열린 제103회 자립대상교회 목회자선교대회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교회동반성장위원회(위원장:차주욱) 전문위원인 성석환 교수(장신대)는 '자비량 목회'를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하나님이 왜 '그곳'에 '우리'를 보내려 하실까라는 단순하면서도 본질적인 질문에 답할 수 없다면 교회개척은 이미 준비가 부족한 것"이라면서 "주님의 몸을 세우는 일이 마치 기업의 프랜차이즈를 확장하듯 비슷한 개념의 비슷한 공동체가 전혀 다른 지역에 세워진들 그것이 하나님의 선교적 관점에서 볼 때 어떤 의미가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우리에게 필요한 DNA는 하나님 나라의 유전자이지 모교회의 유전자가 아니며 교회개척은 성육신하신 주님의 몸을 파송하는 선교적 행위"라면서 "교회 개척의 시작은 재정 지원의 규모나 인적 자원의 유무가 아닌 그 지역에 교회를 개척할 분명한 필요가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이며 총회의 마을목회운동이 "일회성의 이벤트나 임기응변으로 끝나서는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성 교수는 '먹고 사는 문제'로 개척을 망설이며 '고용된 목회자'로 살면서 선교적 목적이 아닌 고용한 조직의 목적에 따라 목회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자비량 목회'를 권유했다. 그는 단지 교회가 목회자의 사례를 감당할 수 없는 형편 때문에 직업을 갖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선택한 목회철학에 따라 일하는 목회의 길을 걷는 이들을 '자비량 목회자'로 정의 내리고 "한국교회의 대안을 모색하면서 제도화되어 있는 교회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경의 '그' 교회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바울처럼 스스로 일하며 선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교단 교파의 영향력이 날로 약해지고 있는데 한국의 교단들은 여전히 기득권과 기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교회의 존재 양식을 인정하는 일에 주저한다"는 성 교수는 "목사로 부르심 받은 이들이 또 다른 직업의 세계로 파송되는 일은 그 자체로 선교적 의미를 띤다"면서 단, "자비량 목회를 준비하는 이들은 세상의 욕망으로부터 자신의 선교적 비전을 지켜낼 수 있는 영성을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총회 교회동반성장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자립대상교회 목회자선교대회는 11일 수도권대회를 시작으로, 서부지역은 13일 전주시온성교회(황세형 목사) 동부지역은 18일 대구제일교회(박창운 목사) 중부·강원지역은 20일 금천교회(김진홍 목사)에서 각각 진행된다. 아울러 총회 동반성장위원회는 이번 선교대회가 열리는 4개 지역에서 노회 교회동반성장위원회 임원과의 간담회를 열고 노회와 교회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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