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교회 무엇이 문제인가?'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 2019 발표회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9년 06월 05일(수) 18:34
한국교회 안팎의 현실을 내다 볼 때 대형 교회의 역할과 중요성을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다. 활발한 복음 전파 사역으로 하나님 나라 확장에 기여할 뿐 아니라 사회 전 분야에서 교회의 영향력을 넓히고, 넉넉한 재정으로 구제 선교 교육 등 다양한 사역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긍정적인 노력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현재 대형교회는 사회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동역자들마저도 "한국 기독교의 명예와 사회적 영향력에 손해를 끼치고 있다"며 대형 교회의 부정적 요소를 지적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이길래 우리는 대형교회를 우려하는 것일까. 이와 같은 고민의 답을 찾아 한국교회가 규모와 관계없이 우리 사회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길 바라는 자리가 마련돼 관심을 모았다.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위원장:전병금)는 지난 4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2019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 발표회를 가졌다. '대형교회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진행된 이날 발표회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이성구) 후원으로 이말테 교수(루터대)와 손봉호 박사(전 서울대 교수), 정주채 목사(향상교회 은퇴)가 초청돼 발제했다.

첫 발제자 이말테 교수는 "대형 교회의 대다수가 빠른 경제적 성장시대에 생겼으며 경제와 함께 성장주의에 빠졌고, 더불어 성공신학이 개발됐다"며 "안타깝게도 개교회의 성장을 원했고 기복사상을 따랐던 중소 교회 개신교 목사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 사상이 한국 개신교회를 심각하게 오염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이 교수는 종교와 연계한 정치, 문화, 사상, 진리, 은혜, 신학, 공동체 분야에 비친 대형 교회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목사가 정당 정치를 하면 안 되지만 대형 교회 일부 목사가 정치적 권력에 대하여 지나친 관심을 가지고 있고, 유교적 사상에 따라 교회 안에 위계질서를 강조하고 있다"면서 "특별히 기복사상을 강조하고, 숫자에 집중한 성장주의가 교회를 세속화되게 했고 오염시켰고 타락시켰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한국교회가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에 집중하는 것이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제 양적 성장에 집중하는 선교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질적 성장에 집중해야 하는 에큐메니칼 시대가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발제한 손봉호 교수는 먼저 대형교회가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고,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며 건강한 신학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역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긍정의 요소들을 제시했다. 하지만 대형 교회이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저지르는 잘못 또한 적지 않다고 역설했다.

손 교수는 "여러 가지 긍정적인 요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대형 교회는 교계와 사회의 비판을 많이 받고 있다"며 "모든 비판과 비난이 공정하고 정당하다고 할 수 없지만 상당 부분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가 미숙한 자본주의의 약점을 견제하고 경고함으로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고, 유연한 사역보다는 규정과 제도화, 기업과 같은 형식과 관료화, 명목적인 기독교인화, 교회 재산의 사유화, 절대적 힘을 지닌 종교의 부패화 등을 대형 교회 문제로 지적했다.

손 교수는 "대형 교회는 두 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면 좋겠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1000명 이하의 작은 교회로 분립하는 것과 철저히 가난해지고 겸손해지는 것"이라며 "큰 교회에 출석하는 것이 좀더 희생하고 봉사하게 돼 손해를 본다면 대형 교회는 한국교회 뿐만 아니라 하나님 나라에 자랑이요, 명예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건강한 중소형 교회를 지향한다'를 주제로 마지막 발제를 한 정주채 목사는 "한국교회를 타락시키고 쇠퇴하게 만든 주원인 중 하나는 성장주의"라며 "잘못된 성장주의를 극복하고 교회를 세우신 주님의 목적에 충실하려는 방법 중 하나가 교회분립개척이다. 교회분립개척이야 말로 한국교회를 갱신하고 영적인 부흥을 가져올 수 있는 첩경임을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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