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자 5명이 자녀세대 1명을 교육하라

[ 오늘의기독교교육학자들 ] 4. 카라 파월 - 가정과 부모, 자녀의 인생주기마다 던져지는 세 가지 질문에 응답하라!

신형섭 교수
2019년 06월 04일(화) 07:42
카라 파월(Kara Powell)은 풀러신학교에서 청소년사역과 가정사역(Youth and Family Ministry)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이자, 풀러 청소년 사역연구소(the Fuller Youth Institute)의 소장으로 섬기고 있다. 파월 교수는 가정에서 믿음의 부모 책임과 역할에 대한 연구를 자신의 평생 연구와 집필영역으로 삼아 최근 가정과 교회가 연계한 청소년 신앙전수에 관한 분야에서 매우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기독교교육학자이다.

특히 2011년부터 파월 교수가 주관하여 연구하고 저술한 '견고한 신앙 커리큘럼 시리즈'(Sticky Faith Curriculum Series, https://fulleryouthinstitute.org/stickyfaith)와 매주 업데이트 되는 교회와 부모를 위한 온라인 자료(Sticky Faith articles, Blog posts, NPR)는 북미지역의 청소년사역을 섬기는 많은 지역교회와 믿음의 부모들에게 청소년 신앙양육의 새로운 접근과 소망을 제시한 강력한 신앙양육 커리큘럼이 되었다.

파월 교수는 오늘날 북미지역의 청소년들이 고등학교를 마치고 절반이상이 교회와 신앙을 떠나는 현실을 보면서 이는 복음의 능력과 하나님의 은혜의 깊이가 결핍된 문제가 아니라 청소년들을 향한 교회와 가정의 신앙양육의 철학과 접근이 견고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녀는 150개 교회, 500명의 청소년과 청년들, 기독가정 50가정을 대상으로 7년 넘게 현장 연구와 임상을 하면서 믿음 안에서 자라난 자녀들이 청소년에서 청년기로 인생주기를 전환하며 그들이 세상 속에서 경험하는 신앙의 도전과 응답을 연구하였다. 파월 교수는 이러한 연구를 통하여 발견하게 된 중요한 결과는 다음세대 신앙형성과 인생주기 전환에 있어서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바로 가정과 부모이며, 결국 신앙은 매일 삶을 통하여 의도적이고 지속적으로 실천되어야 함을 재발견하게 되었다.

우리 자녀들은 인생주기마다 세 가지 질문인 '나는 누구인가?'(정체성), '나는 어느 집단에 소속되어야 하나?'(소속감),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아 하는가?'(소명/비전)에 대하여 질문하며 성장하는데, 이 시기야말로 그들이 강력한 복음을 다시금 주목하고 진리 앞에 마주해야 할 시기가 되어야 한다고 파월 교수는 강조한다. 사실 이 세 가지 질문은 단지 청소년기만이 아니라 우리 자녀들이 평생을 두고 하는 인생의 지속적이고 근본적인 과제이며, 이러한 질문은 단순히 교리적인 지식전달이나 인지적인 동의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인생주기마다 하나님께서 부르시고 명하신 거룩한 신앙공동체인 교회와 가정을 통해 합당하게 말씀으로 양육되고, 삶으로 실천될 때 견고히 채워지는 것이다.

파월 교수는 위와 같은 현장적 질문에 대한 교육목회적 연구를 통하여 청소년 사역에 대한 다음의 네 가지 교육원리를 강조한다. 첫째는 "5대 1양육"(5:1 ratio)원리이다. 이는 지금까지 많은 교회에서 양육자 1명이 학생 5명을 교육하는 패러다임으로 실천해왔지만 이제는 양육자 5명이 학생 1명을 교육하는 패러다임으로 교육이 전환되어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기존의 교회학교가 다음세대를 위탁받아서 양육할 때에는 현실적으로 부서의 담임교사 한 명 외에는 아이들을 주목하고 돌볼 수 있는 구조가 되기 어렵지만, 교회와 가정이 연계하여 다음세대를 함께 양육하게 되는 상황에서는 이제 주일학교 교사 외에 같은 사명과 비전을 가진 담임목회자, 교구목회자, 교육교역자, 부모 등의 양육자들이 한 명의 다음세대를 함께 양육하여 그들의 신앙이 더욱 견고하고 지속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신앙양육의 환경이 가능함을 강조한다.

둘째는 은혜에 뿌리를 둔 복음제시(Whole Gospel)의 원리이다. 복음은 하나님의 자녀가 결코 자신의 행위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만 의롭게 됨을 선언하고 있지만, 많은 교회와 가정에서 양육자들은 자녀세대들이 기독교인으로서 지켜야 할 행위와 말에 더욱 관심을 기울임으로 자녀들에게 복음이 은혜보다 의무로 오해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기에, 교회와 가정에서의 양육자들은 자녀세대들에게 '의무신앙'이 아닌 '은혜신앙'을 우선적으로 전해주어야 함을 주장한다.

셋째는 우선적 교사로서의 부모세우기(Parents as the first influencers) 원리이다. 파월은 최근 다음세대 신앙양육에 관한 연구조사들이 공통적으로 다음세대 신앙전수에 가장 우선적인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부모를 주목하고 있음을 확인하며, 청소년기를 포함하여 우리의 다음세대의 신앙을 강력하게 세우기 위해서 교회는 믿음의 부모들을 신앙교사 파트너로 인식하고 그들이 가정 안에서 먼저 믿음의 부모로 설 수 있도록 도와야 함을 강조한다.

네 번째는 의심을 위한 안전한 공간(A Safe Place for Doubt) 원리이다.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특히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신앙에 관한 의심과 질문은 믿음 없음이 아니라 도리어 더 깊은 믿음을 갖기 우한 매우 의미 있는 과정이 된다. 그러기에 파월 교수는 교회와 가정에서는 우리 자녀세대들이 자신의 삶에서 마주하는 신앙적인 의심과 질문 앞에 답을 먼저 주기보다는, 그들이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합당히 진리를 찾아가고 토론하고 안내받아 결국 자신의 믿음으로 고백할 수 있도록 안전한 공간을 제공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수십 년째 청소년 사역의 현장목회자이자 신학교의 학자인 카라 파월 교수가 제시하는 다음세대들의 인생주기에 따른 세 가지 질문과 이에 대한 네 가지 교회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통찰은 작금의 한국교회에 매우 큰 도전이 되고 있다. 여전히 많은 프로그램과 커리큘럼이 쏟아지고는 있으나 우리의 자녀세대들이 세상으로 점점 더 빠져나가는 당혹스러움 현실 앞에 있는 한국교회가 다시금 한 영혼에 주목하며, 교회와 가정이 은혜의 복음을 삶으로 보여주고, 신앙에 관한 질문과 토론의 공간을 안전히 제공해줄 때, 우리의 다음세대는 그 변혁의 여정 안에서 진정한 변화의 과정을 걸어내리라 기대한다.

신형섭 교수 /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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