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드 파리와 노트르담의 꼽추

[ 4인4색 ]

이규환 교수
2019년 05월 22일(수) 09:49
노트르담 드 파리와 노트르담의 꼽추



지난 4월 15일,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의 큰 화재는 부활절 직전 예수의 고난과 십자가 죽음을 기리는 성주간에 발생하여 프랑스 국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그리스도 교인에게 침통함과 허탈하고 안타까운 심정을 안겼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첨탑 등의 소실로 큰 피해를 입었지만 석조 구조물들이 대체로 무사하여 내부 성유물이 안전하고 복원은 가능하다고 한다.

프랑스 파리의 시테 섬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은 프랑스 고딕 양식의 대표적인 건축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며,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의 무대가 된 곳이다.

이 성당은 1163년에 착공하여 1345년에 완공되어 오늘까지 856년이란 역사를 이어오며 우여곡절도 많았다.

프랑스어로 노트르(Notre)는 '우리의'라는 뜻이고, 담(Dame)은 '귀부인'을 뜻한다. '우리의 귀부인'이란 뜻은 성모 마리아를 뜻하는 말이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1789년, 프랑스 혁명 이전의 전근대 사회에선 프랑스의 기득권 사회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다. 이곳의 성직자는 프랑스 귀족 계층에서 배출되었기 때문에 프랑스 혁명 당시 가장 먼저 공격을 받고 개혁의 대상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프랑스혁명 직후에는 당시 귀족문화, 종교문화 자체를 증오하는 시민들에게 훼손되고 수모를 겪었다. 너무 심하게 훼손되어, 마침내 헐어버리자는 여론까지 팽배했지만, 노트르담 대성당의 역사적인 가치를 알고 있던 '빅토르 위고'가 '노트르담 드 파리'(파리의 노트르담)란 소설 창작으로 반전을 가져왔다.

이 소설이 대 히트를 치면서 허물어져가던 노트르담 대성당은 복원의 계기가 되어 본 모습을 찾게 되었다.

그런데 '위고'의 이 소설 제목보다 우리는 노트르담의 꼽추로 더 많이 알고 있거나 별개의 소설로 알고 있는 사람 조차 있다. 이는 이 소설을 미국에서 영화로 제작하면서 붙인 제목이 노틀담의 꼽추이기 때문인 것 같다.

'위고'는 소설에서 노트르담 성당을 '피난처'로 묘사했다. 노트르담 성당의 꼽추 종지기 콰지모도는 종탑 밖으로 나가지 못한 채 20년을 갇혀 살고 있던 중, 1년에 한번 열리는 '바보들의 축제'가 열리는 날 흉측한 얼굴에 꼽추인 자신을 가면으로 변장하고 축제에 참가했다. 그는 성당 앞 광장에서 집시 처녀 에스메랄다에 첫 눈에 반하게 된다. 콰지모드 뿐만 아니라 부주교이자 집시를 처형하는 판사인 프롤로, 순찰대장 피버스 등 모두 그녀에게 반하게 된다.

프롤로에 의해 에스메랄다는 마녀로 몰려 사형의 위기에 처했을 때, 콰지모도는 그녀를 성당 안으로 피신시키고 주교 역시 교회는 신성불가침의 성역이기에 사형집행권을 가진 프롤로에게 성당 밖으로 나갈 것을 명한다.

소설의 내용에는 꼽추 종지기 콰자모도가 집시 처녀 에스메랄다와의 이룰 수 없는 사랑과, 세속적 욕망에 굴복해 파멸하는 성직자 프롤로, 피버스 등 노트르담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그 당시의 파리 시민의 모습을 낭만적이며 현실적으로 묘사한 명작이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작가 '빅토르 위고'는 프랑스의 낭만파 시인이자 극작가이며 소설가이다. '레미제라블'과 함께 이 소설은 위고의 대표작이며, 유럽 낭만문학의 위대한 고전이다. 이 원작을 바탕으로 뮤지컬과 영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불후의 명작 제목이 '노트르담의 꼽추'라 우리에게 더 익숙한 것 같다.



이규환 교수(전 중앙대 행정대학원장)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