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포스트휴머니즘에 대한 기독교 역할 고민

한국조직신학자 전국대회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9년 05월 13일(월) 08:11
주제강연을 한 윤철호 교수.
기독교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미래가 파괴적이고 비극적인 현실이 되지 않도록 사회 국가 국제적 차원에서의 법적, 제도적 규제장치를 요청해야 할 뿐만 아니라 창조신학에 근거한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과학기술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공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4월 27일 은혜감리교회에서 개최된 제14회 한국조직신학자 전국대회에서 '인간의 미래' 제하의 주제강연을 한 윤철호 교수(장신대)는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초래할 새로운 미래를 기독교가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대답으로 이와 같이 주장했다.



윤 교수는 미래학자 닉 보스트롬의 네 가지 시나리오를 가져와 인간의 미래에 대한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닉 보스트롬은 인류의 미래를 '멸종, 반복되는 붕괴, 안정, 포스트휴먼'으로 나눠 예상했다"고 소개했다.

네 가지 시나리오를 통해 윤 교수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미래가 파괴적이고 비극적인 현실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사회적, 국가적, 국제적 차원에서의 법적, 제도적 규제장치가 요청된다"며 과학기술의 유해방지에 힘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에 대한 기독교의 공적 책임은 "자연과 인간에 대한 성서적 창조신학에 근거한 미래의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과학기술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는 것"이라며 과학기술의 발전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벗어나지 않는 한 선하지만 포스트휴머니즘에는 하나님의 창조세계로서의 자연과 인간에 대한 이해가 결여되어 있음을 지적했다. 이어 자연과 인간에 대한 성서적 창조신학의 핵심으로 우연성과 개방성, 유한성, 인간의 하나님 형상을 제시했다.

그는 세계관의 가장 근본적인 특징은 우연성과 개방성임을 전제하고 "하나님의 창조질서 안에서 자연법칙과 우연성은 서로 대립되지 않는다"며 "하나님은 태초에 세계의 자연법칙을 위한 근본적 프레임을 결정하실 뿐만 아니라 진화과정의 창발적 우연성 안에서 행동하심으로써 이 세계를 종말론적 미래의 완성을 향해 인도해가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악은 유한성이 아닌 유한성의 거부에 있다"며 인간의 존엄성은 자신의 유한성을 거부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유한한 한계를 품위 있게 지키는 데 있다고 봤다. 인간의 죄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교수는 "회개를 통한 인간 본성 자체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인간의 미래에 희망이 없다"고 결론내렸다. 덧붙여 "인간의 존엄성은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는 사실에 있다"며 "인간만이 하나님과 인격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존재이며, 인간이 자신을 능가하는 새로운 종, 즉 포스트휴먼을 만들고자 한다면 이는 과학기술의 바벨탑을 쌓으려는 시도이며, 그 결과는 창조세계와 인간 자신에게 돌이킬 수 없는 재앙과 파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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