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회원은 맞는데, 교단은 모르겠네요"

[ 뉴미디어이렇게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9년 05월 13일(월) 17:17
처음으로 비종교인 비율이 국민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를 살펴보면, 특히 젊은 층의 종교 외면 현상이 두드러진다. 10년 전에 비해 10대는 50.5%에서 38%, 20대는 47.9%에서 35.1%, 30대는 47.9%에서 38.4%로, 종교를 가진 젊은이들이 크게 줄었다. 타종에 비해 감소가 적다고 하지만, 기독교인 청년도 매년 줄어들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계위원회 보고에 따르면 제100회기 16만1348명이던 청년대학부는 매년 감소해 103회기엔 13만3273명을 기록했다. 한 해에 1만 명 정도가 교회를 떠나는 셈이다.

청년 감소는 출산율 저하 등 전반적인 인구 감소 영향도 있지만, 교회 내부 문제가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2017년 발간한 청년 의식조사 백서 '한국교회, 청년이 떠나고 있다'는 가장 큰 문제로 '일방향 의사결정 구조'를 지적하며, '현시대 청년들이 교회의 수직적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어느덧 보편적 소통 방식으로 자리잡은 SNS나 단톡방 등 뉴미디어 네트워크와 교회의 전통적 소통망 사이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일단 모든 뉴미디어 네트워크는 수평구조로 이뤄져 있다. 허브 역할을 하는 시스템이 모든 사용자와 1대1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동시에 동일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반면 교회는 피라미드 모양인 수직구조를 취한다. 맨 위에서 하나의 정보를 떨어뜨리면 아래로 내려가며 여러 사람에게 퍼져나가는 형태다. 전달 속도도 느리지만 아래로 갈수록 정보의 변질과 손실이 심한데, 구조가 커질수록 구성원들이 소속감(membership)을 갖지 못하는 것이 결정적 단점이다. 교단 교세가 300만 명에 달하지만 정작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교인'이라는 소속감을 가진 회원이 적은 것도 그런 이유다. 반면 페이스북(facebook)은 개인적 유대가 없는 외국 기업이지만 21억 명이 넘는 사용자 대부분 자신이 회원임을 인지한다. 소속감이 적은 피라미드 구조는 구성원 이탈이 많고, 구조를 유지하는데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윗쪽으로 정보가 올라가기는 더 어렵다 보니, 불통으로 인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한때 수직구조는 조직을 유지하는 효율적인 소통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제는 모두가 수평적 소통에 더 익숙하다. 교회 내 소그룹이나 부서에서도 대부분 수평적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공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신세대들이 넘을 수 없는 수직적 소통 구조를 남겨두고 있다. 그 구조에 청년들이 적응할 것을 요구한다. 양 구조 모두 장단점은 있다. 그러나 수평구조의 소통 시스템은 회원이 급격히 늘고, 수직구조에선 급격히 주는 현상을 계속 외면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차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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