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빨리 일터로 돌아가기 원해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9년 04월 16일(화) 15:33
왼쪽부터 전 콜텍 공장에서 기타를 만들던 노동자였던 콜텍 노조 지회장 이인근 씨, 조합원 임재춘 씨, 김경봉 씨. 이들은 지난 4월 12일에도 본사 앞에서 길거리 농성을 이어가고 있었다. 임재춘 씨는 현재까지도 힘겨운 단식농성 중이다.


"하루 빨리 기타를 만들던 일터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리해고를 단행한 사측의 진정한 사과와 13년 간의 보상이 이뤄져 명예를 회복하길 바랍니다."

13년 전인 2007년 4월 회사로부터 마른 하늘의 날벼락 같이 '정리해고'를 당한 콜텍 전 노동자들을 만나기 위해 콜텍 본사를 찾았다. 이들은 본사 앞에서 천막을 치고 생활을 하며 13년째 회사를 향해 항의를 이어가고 있었다. 매주 목요일 이곳에선 기도회가 열린다. 영등포산업선교회, 기독교대책위, 고난받는이들과 함께하는모임, 몇몇 교회들이 순서를 맡아 기도회를 인도한다.

노조 지회장 이인근 씨는 정리해고를 통보받은 그날에 대해 기자에게 설명했다. "부채도 없었고, 수익성도 좋았던 기업이 열악한 근무조건과 저임금으로 인해 공장 노동자들에 의해 노조가 형성될 기미가 보이자, 하루아침에 노동자들에게 공장 정문에 붙인 종이 한 장으로 정리해고를 통보했습니다."

나무로 기타를 만드는 일은 연속된 사포질과의 싸움이었다. 그러나 공장에는 환기를 위한 창문 하나 없었고, 일주일에 딱 한 개의 면마스크만 지급되었다. 늘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월급이 책정됐다. 그렇지만 티비에서 자신이 만든 '콜트'마크가 새겨진 기타가 등장할 때면 이인근 씨는 가족들에게 "저 기타 아빠가 만들었다"며 자랑스러웠고 보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갑작스런 정리해고를 당한 직원들은 길거리 농성을 시작했고, 가장이 없는 가정은 하나씩 깨어지고 무너져 내렸다.

노조 지회장 이인근 씨는 "예수님의 부활의 소식이 기독교인들에게 큰 소망과 기쁨이 됐듯, 저희에게도 하루빨리 노사간 협의가 원활히 이뤄지길 기도합니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지금 우리와 함께 해주시는 교회들에게 깊이 감사드리며, 더 많은 교회들이 약자의 편에 서서 함께 해주길 기대합니다"라고 당부를 남겼다.


이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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