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도서관 좀 '짱'입니다

서울관악노회 남현교회 도서관 '꿈익는 책마을'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9년 04월 10일(수) 17:40
지난 2월 개관한 서울 상도동 남현교회가 개관한 '꿈익는책마을'도서관.
도서관 자원봉사자들과 장태진 목사(오른쪽에서 두번째).
혹자는 한 사회가 시민을 어떻게 대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도서관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공공도서관은 시민들이 무료로 이용하는 곳이기 때문에 세심하고 섬세한 배려가 고스란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 지역사회가 주민들을 어떻게 섬기고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는지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작은도서관을 방문해봐야 한다.

지역 주민들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삶의 작은 휴식을 제공하는 곳. 그래서 아담한 사랑방처럼 따뜻하고 정겨운 곳. 한번도 찾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찾은 사람은 없는 곳. 지난 2월 개관한 서울 상도동의 '꿈익는책마을'이 바로 그런 도서관이다.

꿈익는책마을은 서울관악노회 남현교회(장태진 목사 시무)가 운영하는 교회 도서관이다. 고등부 예배실로 사용하던 부속건물을 장태진 목사가 부임하면서 지금의 도서관으로 리모델링하고 동작구청에 작은도서관으로 등록했다.

교회가 운영하는 도서관이라고 무시하면 오산. 보통 작은도서관은 최소 9평에서 넓게는 80평까지의 규모로 보유 장서가 1000권 이상이 되는데 '꿈익는책마을'은 120평 규모의 2층 구조로 5000여 권의 도서가 구비되어 있다. 이달까지 2500여 권의 도서를 더 구입하고 매달 100여 권의 신간서적을 꾸준히 업데이트 할 계획도 있다.

어린 두 자녀의 손을 잡고 방문한 한 엄마는 "집 가까운 곳에 도서관이 생겨서 너무 좋다"면서 "아이들에게는 놀이터가 되고 엄마들에게는 쉼터가 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도서관이 생기기 전에는 이 곳에 교회가 있는지도 몰랐다" "도서관 오는 길은 동네에 살면서 처음 와 본 길이었다"고 말하는 주민들도 많다. 그러나 이젠 주말이면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을 찾는 가족들로 온 동네가 북적거린다.

이제 막 첫발을 내딘 꿈마을도서관은 향후 지역도서관들과 상호대차서비스를 운영하며 어디서든 책을 빌리고 반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독서지도부터 다양한 종류의 세미나, 작가와의 만남, 북 콘서트 등의 프로그램도 준비 중에 있다. 중·고등학교 시험기간에는 독서실로 개방하고 교회 청년들은 학습멘토로 활동한다. 지역 노인들을 위한 취미문화교실도 운영한다.

꿈나무도서관의 특징 중 하나는 도서관십진분류표와 함께 주제별 분류표를 사용하는 '이중분류법'을 사용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원하는 도서를 찾을 수 있게 한 점이다. 또 하나는 최근 청소년들의 '핫스페이스'인 '놀숲쉼터'를 벤치마킹한 작은 공간이다. 놀숲쉼터는 청소년들이 만화도 보고 쉼도 누리는 일종의 북카페같은 곳으로 작은 원두막처럼 개인공간으로 꾸며졌다. 유아방부터 청소년들을 위한 독립된 공간, 부모님들을 위한 카페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장태진 목사는 "지역을 섬기고 주민의 필요를 채워주는 공간이 되고 싶어서 도서관을 개관한 만큼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노력했다"면서 "읽을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를 갖추고 매력적인 공간, 찾고 싶은 공간이 되고 싶어서 많이 연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름에는 아이들을 위해 도서관 앞에 '수영장'을 만들 계획도 논의 중"이라면서 "올 여름, 지역 주민들에게 가장 시원하고 편안한 장소가 되지 않을까 싶다. 도서관에서 마음껏 쉬고 즐기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교인들의 만족도도 높다. 매주일이면 150여 명의 아이들이 도서관을 드나든다. 도서관 개관을 준비하며 구입한 신간 5000여 권은 모두 성도들의 특별헌금으로 마련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우리교회 다니고 싶으시죠?"하며 자랑스러워 한다.
도서관은 도서선정부터 구입, 프로그램 기획 및 진행까지 교회 내 도서관운영회원회(위원장:배정덕)가 총괄하며 사서는 교인들의 자원봉사로 이뤄진다. 운영위원장 배정덕 장로는 "상도동은 접근성이 좋다. 아파트 세대가 늘어나면서 젊은세대와 다음 세대들이 많아졌고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면서 "교육시설이 많이 부족했는데 우리교회 도서관에서 아이들의 꿈을 채워주고 싶다"고 말했다.

"어린이와 청소년, 어른들까지 미래를 향한 꿈과 비전을 품고 세상을 바라보는 더 넓은 눈을 갖게 되길 소망한다"는 장태진 목사는 "다음세대들이 이 곳에서 책을 읽으며 꿈이 익어가고 책 속에서 꿈을 읽게 되는 모습을 그려본다"면서 "이 공간을 통해 교회가 지역사회와 한 공동체, 한 마을이 되어서 하나님의 사랑과 복음으로 섬기고 싶다"고 비전을 밝혔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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