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화된 세상 속에서 거룩한 양육의 가능성 외치다

[ 오늘의기독교교육학자들 ] 2. 캐런 모리 유스트 - 복음 이야기로 다음세대 신앙교육의 대안·실천 제시

신형섭 교수
2019년 04월 09일(화) 10:28
유스트 교수는 세상 문화는 기독교교육에 있어 배제 영역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으로부터 구별된 하나님 자녀로서의 정체성을 보다 강력하게 인식하고 강화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진은 가장제일교회 어린이들.
캐런모리 유스트 교수
기독교교육은 세상을 피하여 사는 삶이 아니라 세상을 복음으로 변화시키는 삶을 다룬다. 그러기에, 기독교교육의 우선적 교과서가 되는 성경말씀은 하나님의 뜻이 이 땅 위에 이루어졌던 강력한 변화의 현장마다 무너진 세상을 핑계치 않고 세상보다 크신 하나님을 신뢰하여 현실적 절망보다 더욱 큰 믿음의 소망으로 살아낸 믿음의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노아의 방주이야기가 그러하고, 모세의 출애굽이야기가 그러하며, 다니엘의 기적이야기가 그러하고, 느헤미야의 성벽재건의 이야기가 그러하다. 악한 세상보다 더욱 강하신 하나님의 능력과 선하심의 절정은 바로 이 1000년 전 어두운 세상에 빛으로 오신 예수님의 성육신 사건과 우리의 모든 죄를 대신하여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부활사건이다. 복음은 늘 우리에게 세상보다 크신 하나님을 주목하게 인도한다. 이 복음의 이야기를 가지고 이 세대의 다음세대 신앙교육의 대안과 실천을 제시하는 학자가 바로 케런모리 유스트(Karen-Marie Yust) 교수이다.

케런모리 유스트 교수는 미국 장로교 산하 신학교인 유니온 장로교 신학교(전, Union-PSCE, 버지니아 리치몬드 소재)의 기독교교육 종신교수로 섬기면서 신앙과 삶의 관계, 성장발달과 신앙형성에 관한 연구와 수업을 하고 있다. 그녀는 트리니티 대학교에서 종교학(1981-1984)을 공부하고, 텍사스 기독교 대학교에서 교역학 석사(1985-1987)를 마친 뒤, 하버드 대학교에서 박사학위(1985-1996)를 마쳤다. 유스트 교수는 1991년도에 미국개혁교회 교단중의 하나인 연합 그리스도 교회(United Church of Christ)에서 안수받은 목사로서, 현장 목회자와 신학교 교수의 정체성을 자신의 연구와 사역 안에서 지속적으로 통합하여 나아가고 있다.

유스트 교수의 평생 연구 주제는 한마디로 '인생 여정을 통한 신앙 형성'이다. 그녀는 기독교교육의 핵심인 신앙이 인간의 어떠한 인지적 자격을 갖춘 사람들에게만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수여받는 전적인 은혜의 선물임을 강조하며,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노년기에 이르도록 평생을 통하여 하나님의 가르침(theodidacta)을 받는 신앙의 수혜자임을 강조한다. 그러기에 하나님의 은혜가 멈추지 않는 한 기독교교육은 자녀들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작하여 평생을 통하여 일어나는 사건으로 재해석되어야 하며, 신앙양육자로서의 부모와 신앙교사들은 영아기로부터 시작하는 인생의 여정을 따라 지속적으로 말씀하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가르치심을 자녀세대가 합당하게 인식하고 성찰하여 응답할 수 있도록 연령적, 신학적, 사회문화적, 영적 상황을 고려한 체계적이고 의도적인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같은 하나님 자녀들의 인생 여정을 통한 신앙 형성을 위한 교육적 대안으로 유스트 교수는 '이중문화를 통한 신앙적 문화화' 교육을 제시한다. 그녀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어려서부터 실존적으로 마주하는 거대한 세상 문화는 하나님의 가르치심을 전하는 기독교교육의 배제 영역이 아니라, 도리어 그들이 세상으로부터 구별된 하나님 자녀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보다 강력하게 인식하고 강화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자녀들이 비록 세속화된 세상속에서 매일 살아갈지라도, 만일 그들이 교회와 가정의 신앙공동체를 통하여 세상 문화보다 더욱 강력하고 매력적인 신앙문화에 참여하며 성경적 세계관과 삶의 양식을 배워나간다면 바로 그 자리에서 우리 다음세대들은 세상을 두려워하는 자들이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켜나갈 수 있는 하나님의 자녀들로 성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중 문화를 통한 신앙적 문화화를 위해 교회와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어려서부터 기독교적 전통과 의례를 통하여 신앙적인 용어와 제스쳐와 문법을 몰입(immersion)하여 배워가게 도와주어야 하고, 성경 이야기와 자녀들의 삶의 이야기를 의도적으로 연결하여 생각하고 반추하는 스토리링킹(story-linking)을 강조한다. 즉, 거대해 보이는 세상 문화 속에 살아가는 우리의 다음세대들의 현실이 세상보다 크신 하나님의 말씀과 역사에 대한 적극적인 반추와 응답이 만나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강력한 정체성과 영적인 삶을 형성해가는 살아있는 신앙양육 현장이 되는 것이다.

최근 유스트 교수는 회중들의 삶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디지털 문화와 신앙형성의 관계에 대한 심리학, 교육학, 사회학 간의 간학문적 연구를 통하여, 디지털 문화야말로 기독교교육의 중요한 내용이자 현장으로서 재해석되어야 하며, 교회와 가정은 이제 디지털 문화를 매일 마주하며 살아가는 회중들에게 보다 더욱 강력하고 지속적인 이중적 신앙문화를 제공하고 반추하여 그들이 창조적이고 비판적으로 응답하게 도울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케런모리 유스트 교수는 필자가 유니온 신학교에서 유학하던 시절 중 7년간 기독교교육을 지도한 스승이시기도 하다. 유스트 교수의 수업과 논문지도의 여정에는 늘 이론적으로 방대한 지식과 비판적 토의가 풍성했고, 신앙적으로는 뜨거운 열정과 소망의 나눔이 풍성했었음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소망하기는, 유스트 교수의 연구와 소망처럼 한국교회와 가정이 점점 더 세속화되어져가는 한국사회를 바라보며 절망하기보다는 도리어 세상보다 크신 하나님을 다음세대에게 더욱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지원하는 거룩한 신앙교육 공동체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신형섭 교수 /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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