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교회도 자유로울 수 없다"

치매환자 급증, 교회의 역할론 고민 할 때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9년 03월 22일(금) 17:18
최근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린 노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세상을 그려낸 드라마 '눈이 부시게'가 자체 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두면서 치매환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초고령노인 구간에서 '노인성 치매'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결과는 '고령화'되어 가는 교회도 이 문제에 대해 시급히 고민하고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최근 알츠하이머(치매) 병에 걸린 노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세상을 그려낸 드라마 '눈이 부시게'가 자체 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두면서 치매환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지난 20일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가 발표한 '2018 대한민국 치매현황'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 중 치매환자는 2017년 70만5473명으로 전년도 66만1707명보다 4만명이 넘게 늘어났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치매환자가 급속히 증가했는데, 특히 85세 이상 초고령노인 구간에서 23만1412명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사실 통계청은 우리나라의 초고령사회 진입을 2026년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지난해 서울시가 발표한 '2018 서울통계연보'에 따르면 서울 거주 65세 이상 노인 수는 2017년 136만 5126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60%로 급속하게 증가했으며, 전라남도는 광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65세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도달해 예측보다 빠르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사회의 변화는 곧 한국교회의 변화로 이어지기 마련인데 사회의 고령화 현상은 한국교회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그의 저서 '한국교회의 미래 10년'에서 "특히 농촌 목회자들은 20년 후에 현재 고령의 어르신들이 돌아가시고나면 지역 주민이 거의 없어지기 때문에 지역 자체가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다"라고 말했다.

초고령노인 구간에서 '노인성 치매'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결과는 결국 교회도 이 문제에 대해 시급히 고민하고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작은예수공동체 대표 손주완 목사는 "교회도 고령화 되면서 내부적으로 치매 예방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지만 여가활동 수준에 머물고 있다"면서 "교회가 실제적으로 치매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적극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손 목사는 "요양원이나 요양병원 등 시설 중심의 격리치료를 최대한 늦출 수 있도록 교회가 '커뮤니티 케어'(지역사회 돌봄)를 시도해 볼 것"을 제안했다.

커뮤니티 케어는 사회로부터 분리되지 않고, 거주지에서 가까운 곳에서 지역사회의 돌봄을 받으며 치매 노인과 가족의 '삶의 존엄성'을 지켜주면서 생의 마지막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데 목적을 둔다. 커뮤니티 케어는 주로 유럽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 수십 년 전 시도한 정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도입단계다.

"교회가 치매와 노인복지 문제를 아주 중요한 과제로 봐야 한다"는 손 목사는 "교회가 먼저 시범적으로 '커뮤니티 케어'를 운영하면서 치매노인에 대한 교회의 자립적 역할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면서 "적극적이고 도전적으로 새 모델을 고민하고 실현할 때"라고 피력했다.

한국교회노인학교연합회 사무국장 강순심 목사는 "노인들이 치매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교회가 지역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미술치료와 음악치료, 놀이치료와 운동치료 등을 통해 치매를 예방하고, 진행이 된다고 해도 늦출 수 있는 사역에 관심을 갖고 지역사회와 연계한 프로그램 사역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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