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앞에 선 연합기관의 패착

[ 기자수첩 ]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9년 03월 18일(월) 12:28
한국교회가 이단 문제만큼은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신학적 연구를 통해 명확한 잣대를 제시하고, 입장을 정리한다. 이단 사이비들이 주는 피해가 위험 수위를 넘어설 경우 한국교회가 입는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는 방증이다.

그래서 한국교회는 이단 대처는 예방을 최우선으로 한다. 이단 예방을 위해서는 교회와 노회, 총회와 교단들이 모두 힘을 모아 공동 대응한다. 섞지도 엮이지도 않아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이 일에 한국교회 연합기관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하지만 최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B 씨를 대놓고 영입해 논란을 낳고 있다. 한기총은 그동안도 한국교회 연합기관의 통합 논의에 큰 장애물인 이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왔다. 이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기관이 오히려 또 다른 이단 영입에 나섰으니 언어도단(言語道斷)할 일이다.

더 큰 문제는 이단을 회원으로 둔 연합기관이 아직도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명패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설립 초기 문화체육관광부에 법인을 등록하면서 여전히 그 지위를 인정받고, 또 인정받기 위해 세(勢)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이유일까. 한기총이 최근 한국교회연합(한교연)과 통합 논의를 추진 중이다. 다행히 지난 12일 한교연 임원회는 "대화(통합 논의)는 이어가되 현재 서두를 상황 아니다"며 신중론을 내세웠지만, 대화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더욱이 한교연 대표회장은 "(한기총과)통합을 합의하게 된 것은 국가와 사회를 위해 한국교회가 하나가 되어 나가야 할 중차대한 사명을 놓고 더 이상 미루거나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해 통합에 더욱 힘을 실고 있다.

한국교회는 결단코 이단과는 함께 할 수 없다. 이유불문, 함께 해서도 안 된다. 건강한 연합기관은 한국교회의 신앙의 정신과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 그것이 한국교회를 진정으로 위한 길이다. 한국교회 연합기관이 실리를 위해 악수를 두는 패착(敗着)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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