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평화를 위한 국민들의 상상력 일깨워야"

'제2차 북미정상회담과 한반도평화' 특별좌담회
한반도평화연구원·한국기독언론포럼·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 공동주최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9년 03월 11일(월) 09:31
"북미협상 합의가 결렬됐지만 교회는 '메시아니즘적 샬롬'을 끊임없이 일깨워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내가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내겠다고 하십니다. 독일의 라이프치히교회가 촛불기도회를 할 때도 현실적 통일 가능성이 없었고 단지 통일은 희망의 상상물이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교회는 희망의 상상력을 일깨워야 합니다."

지난 7일 서울 종로 청어람홀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과 한반도평화'를 주제로 열린 특별좌담회에서 지형은 목사(남북나눔 이사장)는 "남북 평화 프로세스에서 한국교회 내 보수와 진보 진영이 지금처럼 교집합이 큰 적이 없었다"며 "교계내 보수와 진보의 교집합을 더 크게 만들고, 북미관계 개선을 위해 한국교회가 세계교회와의 연대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 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 결렬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평화연구원과 한국기독언론포럼,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는 공동으로 지난 7일 서울 종로 청어람홀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과 한반도평화'를 주제로 특별좌담회를 개최, 회담 결렬의 원인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한국 및 한국교회의 대응에 대해 모색했다.

이날 좌담회는 조동준 교수(서울대 정치외교학부)의 사회로 박원곤 교수(한동대 국제지역학과), 조봉현 박사(IBK경제연구소), 지형은 목사(남북나눔 이사장)가 패널로 참석해 미리 준비된 사회자의 질문에 답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좌담회에서 실무팀이 합의문 초안을 마련했지만 실제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박원곤 교수는 "볼튼이 최근 합의 결렬 후 밝히는 내용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이 영변 외에도 WMD 대량살상 무기까지 해제하면 제재를 해제하겠다는 것이었고, 북한측에서는 영변 핵시설을 해체하면 제재 5건을 해제해달라는 것이었다"며 "큰 틀에서 미국이 주고자 하는 상응조치와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잘 맞지 않았다. 양측이 비핵화의 정의조차도 일치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대북제재가 북한 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에 조봉현 박사는 "대북제재로 북한은 연간 20억 달러의 타격을 받고 있다. 말하자면 수출이 반토막 난 것과 같다"며 "그러나 북한의 내부 경제는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다. 만약 내부 경제마저도 어려웠으면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한국 사회의 진영논리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원인과 대안을 묻는 질문에 지형은 목사는 "한국 사회에서 보수 진보 진영논리가 강하다고 하지만 미국도 연합감리교회(UMC)와 보수 교회들의 입장이 다르고, 독일의 기독교민주당과 기독교사민당도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입장이 다르다"며 "교회도 사회와 역사 현장 속에서 배우고 성숙해가는 것이고, 북미회담을 통해 보수와 진보의 공통분모가 커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북 사업 재개를 준비하고 있던 교계 대북지원단체들이 이번 북미회담 합의 결렬 후 사업 준비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박원곤 교수는 "차기 회담이 빨리 진행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통치자금이 마르고 있어 북한은 더 이상 경제 문제를 미룰 수 없다"며 "북한과 미국의 이견이 확인된 상황에서 오히려 프로세스가 빨리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남북경협과 금강산관광 재개 등으로 비핵화 교착상태를 돌파하자는 의견에 대한 견해를 묻자 조봉현 박사는 "우리는 나름대로 주인으로서의 역할을 강화시켜야 한다. 그 차원에서 절충점과 디딤돌로서 금강산 관광 재개, 철도연결, 개성공단 재가동 등의 안건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관광은 제재에서 빠져 있는만큼 금강산 관광 먼저 재개할 가능성이 있고, 개성공단 건은 더 큰 건이기 때문에 미국이 고민할 수밖에 없지만 중국의 수입물을 우리가 대신 계산하거나, 제3국에 계좌를 만들어 제재 해제시 지급하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한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말하는 것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조동준 교수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범주에서 배우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 인권 문제에 큰 목소리를 내는 것은 지금 당장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상 국가라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꾸준히 이야기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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