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핸드폰과는 이별

다음세대를 위한 미디어금식 제안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9년 03월 07일(목) 16:08
눈을 뜨고부터 잠이 들 때까지 언제 어디서든 핸드폰을 놓지 않는 모습이 익숙해졌다. 그야말로 '밥은 굶어도 핸드폰은 포기 못하는 시대'에 사순절을 맞아 미디어금식 캠페인이 제안돼 눈길을 끈다.


지난 6일 '재의수요일'을 시작으로 사순절이 시작됐다. 이 기간 그리스도인들은 주님의 십자가를 생각하며 회개와 기도, 절제와 금식, 깊은 명상과 경건의 생활을 통해 수난의 길을 걸어가신 주님을 기억한다.

사순절 '밥'대신 스마트폰과 TV 등을 줄이는 '미디어 금식'을 통해 예수님이 겪으신 고난과 시련, 인내를 경험해보자는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스마트 미디어 중독 예방 교육 전문기관인 (사)놀이미디어교육센터는 사순절 기간동안 교회와 함께 다음세대를 위한 미디어금식을 실천하는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센터 측은 "미디어는 다음세대의 눈과 마음을 어두움에 물들게 하는 사단의 강력한 도구가 되었다"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역사를 기억하는 사순절 기간 동안 미디어를 금식함으로써 우리의 다음세대와 가정과 교회가 어두움을 이길 수 있는 힘을 키우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600여 교회에 먼저 안내 리플릿과 서약서, TV 덮개 시안 및 영상 등을 배포했다. 'Turn off Media, Turn off Life, 미디어를 끄면 다음세대가 살아납니다!'는 구호로 해마다 전개되고 있는 미디어금식은 세대 구분 없이 개인과 가정, 교회 모두가 참여할 수 있다. 캠페인의 주요 실천 프로그램은 △가정의 TV서비스 한달 정지 △개인의 스마트폰 대청소 △스마트폰 보관 주머니 활용 등이 있다.

지난해 캠페인에 참여한 이지원 학생은 "항상 스마트폰을 하다가 해야 할 숙제를 못할 때가 많았다"면서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9살과 5살 아이를 키우는 한 어머니는 "의사소통의 도구로 사용되는 핸드폰을 끊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실제로 아이들이 3일째부터는 고통을 호소했고 발을 동동 구르면서 화를 내기도 했다"면서 "예수님도 이 땅에 오셔서 온 몸으로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려고 순종하는 마음을 우리 아이들이 조금은 이해하기 바란다. 미디어 금식을 통해 순종하는 법을 배우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디어 중독'은 심각한 상황이다. 눈을 뜨고부터 잠이 들 때까지 언제 어디서든 핸드폰을 놓지 않는 모습이 일상적이다. 그야말로 '밥은 굶어도 핸드폰은 포기 못하는 시대'인 셈이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조사한 '2018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의 29.3%가 스마트폰 중독 위험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가 청소년 129만154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8년 인터넷 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에서도 19만6337명(15%)이 인터넷과 스마트폰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과의존 위험군'으로 진단됐다. 연령별로 보면 중.고등학생의 과의존 위험군은 감소하는 추세였지만 초등학생의 경우 인터넷과 스마트폰 위험군 수가 증가해 중독의 저연령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인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7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성인(만 20세~59세)이 하루 평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횟수는 평균 26.8회, 1회 평균 이용 시간은 평균 6.8분이다. 대체로 평균 20%이상이 중독 위험군으로 나타났는데, 더 심각한 문제는 부모의 중독이 자녀의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결과였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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