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독립단통고문' 예배학적으로 재구성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한국교회가 함께 드릴 '3.1운동 100주년 기념 공동예배'안 마련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9년 02월 19일(화) 13:29
김명실 영남신대 교수 "일제시대 항일가 역할한 찬송 선정, 해외 디아스포라 위한 영어예배안도 제작"

3.1만세운동이 시작된 직후 기독교인들에게 배포됐던 '독립단 통고문'. 당시 기독교인들의 행동강령으로 알려진 이 통고문은 '일본인에게 돌을 던지지도, 주먹으로 때리지도 말라'며 비폭력으로 저항할 것과 매일 세 차례 기도할 것과 매일 읽을 성경 본문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이 '독립단 통고문'을 예배학적으로 재구성한 '3.1운동 100주년 기념 한국교회 공동예배안'이 마련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총회장:림형석)가 마련하고 한국교회가 공동으로 함께 드리기로 한 '3.1운동 100주년 기념 공동예배안'은 100년 전 일제에 저항하며 3.1운동을 펼쳤던 기독교인들이 함께 읽고 기도하던 성경본문 이사야 10장, 로마서 8장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예배안은 교독문 99번(나라사랑 1) 낭독, 나라를 위한 공동기도, 독립선언서 낭독, 3.1절 노래, 애국가 및 만세삼창 등의 순서가 포함된 두 가지 안으로 제안돼 있다.

'온 세상이 캄캄하여서(84장)', '피난처 있으니(70장)', '면류관 벗어서 주 앞에 드리세(25장)','삼천리 반도 금수강산(580장)' 등 나라의 독립을 염원하며 목숨을 걸고 불러야 했던 찬송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 찬송들은 일제하에서 금지된 찬송이거나 자구를 수정해 불러야 했던 찬송가들이다. 이외에도 1973년 한국교회 최초의 삼일절 연합기념예배시 불렀던 '어둔 밤 마음에 잠겨(582장)'도 포함돼 있다.

예배안 구성을 담당했던 김명실 교수(영남신대)는 "3.1운동은 나라와 민족, 그리고 개인의 주권과 자유를 빼앗은 일본의 제국주의에 대한민국 거의 모든 국민들이 일제히 평화적으로 저항했던 사건이었다"면서, "3.1운동을 기억하고 기념한다는 것은 100년전 일본의 억압에 저항했던 사건을 넘어서 오늘날도 여전히 존재하는 권력에 의해 자유가 제한되는 모든 억압들에 목소리를 내는 것까지 상기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3.1운동 100주년 기념 공동예배안의 성경본문은 하나님께서 반드시 힘을 옳게 사용하지 못하는 자들을 심판하시고,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그 백성들을 구원하신다는 내용으로 위로와 소망, 구원의 메시지가 들려지도록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찬송가 선정도 일제시대 항일가의 기능을 했던 찬송을 중심으로 구성했다"며, "우리의 신앙을 증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공동예배안은 다음세대가 3.1정신을 이어갈 수 있도록 '어린이예배용'과, 해외 디아스포라를 위한 '영어예배용'이 함께 마련됐다.

김 교수는 "실제로 우리민족의 독립을 위해 일했던 많은 분들이 해외에서 활동하였다. 디아스포라처럼 흩어져 있는 우리 민족들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해외의 다음세대들과 3.1운동과 이를 기념하는 한국교회를 세계교회에 알리기 위해 영어로도 번역했다"고 말했다.

3.1운동 100주년기념예배 공동예배안을 해설하는 미니 예배 교과서 격인 소책자도 제작됐다.

총회한국교회연구원이 펴낸 이 책자는 '3.1운동 100주년 기념 함께 드리는 예배'를 제목으로 하고 있으며, 공동예배의 취지와 개요, 예배 진행을 위한 자세한 해설과 진행, 찬송 선정의 이유 등을 담고 있다.

3.1운동100주년기념예배공동예배안을 비롯해 설교문, 나라를 위한 공동기도문, 3.1 독립선언서(현대판), 3.1절 노래 악보 등 이번 기념예배를 드리기 위해 필요한 모든 자료들은 총회 홈페이지 '3.1운동 100주년 기념 관련 자료실'(http://new.pck.or.kr)에 공개돼 있다.
이수진 기자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