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에 대한 100년만의 관심

[ 기자수첩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9년 01월 28일(월) 10:33
3.1만세운동 100주년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정부, 종교단체, 지방자치단체, 사설단체 등이 주관하는 크고 작은 기념행사가 수백 개에 달하며, 해외에서도 한인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념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1940년대부터 국가공휴일로 지켜 온 3.1절이지만, 100주년을 맞은 올해 3.1절은 그 어느해보다 소중하다. 특히 교계는 이번 3.1절을 기회로 민족의 동반자였던 교회의 위상을 되찾고, 분열된 모습도 회복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런데 한편으론 이런 노력이 꾸준히 시도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일부 교회와 평신도 기관들이 매년 예배와 기도회 등으로 3.1운동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교계 전체로 볼 때 관심이나 참여는 매우 부족했다.

3.1절은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등 다른 국경일과 달리 식민통치 시대에 일제에 항거하며 독립의 뜻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많은 희생을 치른 아픔의 날이다. 기자는 최근 3.1만세운동에 가담했던 신앙인의 후손을 만나 그 때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서울에서 시작된 만세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경찰들의 감시와 밀정들의 활동이 강화됐고, 당시 장터에서 만세를 부르려면 모든 것을 잃을 각오가 필요했다. 만세를 부른 사람들은 함께 울었다. 감격과 설움, 기쁨과 두려움이 뒤섞인 것이었다. 왜경은 잡아간 사람이 죽을 것 같으면 방면했는데, 국내외 여론을 의식해 시위자들이 옥사하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였다.

그 동안 우리는 3.1절의 아픔을 기억하지 않고 살아왔다. 그래서 100년만에 관심이 집중되는 3.1절이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3.1만세운동에 가담했던 신앙인들의 후손들은 기자에게 "3.1운동을 기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정신을 오늘의 삶에 적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 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자료와 흔적들을 교회가 최대한 잘 보존해 달라"고 요청했다. 올해 3.1절 프로그램들이 한 번의 기념행사가 되지 않기를 소망해 본다.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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