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어제와 오늘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9년 01월 18일(금) 18:19
쓰나미, 지진과 함께 액상화 현상으로 인해 수 백 가구와 수천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진흙 아래로 묻혀 버린 술라웨시 팔루 페또보 지역. 인도네시아 정부는 주민들 대부분이 땅 아래로 묻혀 버린 이 곳에 주택 단지 조성 대신 공원화 하겠다고 발표했다. 사건 발생 3개월이 지난 지금도 건축더미와 가재도구가 뒤섞여 어지럽게 널려 있다.
지난해 9월, 지진과 쓰나미, 액상화 현상이 발생해 GPID교단 Patmos교회예배당이 진흙속으로 묻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교회에서는 당시 수련회를 개최하고 있어 성경공부 중이던 고등학생 약 160여 명이 교회와 함께 진흙에 묻혀 사망했다. 실종자도 3000여 명에 이른다.
9년간 건축을 진행해온 구세군 교단 교회가 지난 9월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새 예배당이 파손돼 철거를 앞두고 있다. 교회가 운영 중이던 초등학교와 중학교 건물도 파손되어 학생들은 임시로 세워둔 천막안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일반 주택과 달리 예배당과 교회가 운영하는 학교, 사택은 정부 차원의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건물을 세우기 전 바닥 아래로 기초공사를 하지 않는 인도네시아 건축 특성과 교회가 지붕을 무겁게 올리는 건축 디자인 때문에 지진으로 인해 일반 주택보다도 교회 파손 피해가 컸다.
인도네시아는 원래부터 지진발생이 잦은 나라다. 전 세계 지진의 80~90%가 발생하는 '불의고리'(환태평양조산대)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강도 7.0규모가 넘는 강진이 빈번히 발생해 국가적 비상사태를 맞았다. 활화산 수도 많다. 지난 12월 순다해협에서 발생한 쓰나미 원인으로 지목된 아낙 크라카타우 화산 외에도 127개의 활화산이 분포되어 있어 화산 분화도 빈번하다. 현지 선교사는 "인니 정부의 재난 구호 시스템도 점차 체계를 갖춰 피해지역에 구호 인력, 물품 등이 신속히 전달되는 편"이라고 전했다.

인도네시아는 4개의 큰 섬을 포함해 1만 7000여 개의 섬이 적도상에 펼쳐져 있는 섬나라이며, 총 면적이 한반도 크기의 약 9배에 해당한다. 17세기 초부터 약 340년간 네덜란드의 식민 지배를 받았고 이때 기독교가 유입됐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지배를 받기도 했다.

2억 7천만 명의 인구로 세계에서 4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이며, 각 지역마다 토착 민족이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원유, 천연가스, 다이아몬드, 금, 각종 철광석, 산림자원 등 천연자원이 풍부하다.

나라 크기가 워낙 크다보니 지역마다 기독교인 비율의 편차도 크다. 기독교 인구는 전체인구의 약 7%로, 기독교 교단이 600여 개, 신학교도 400여 개에 이른다. 기독교인들이 모여 한 마을을 이루고 사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이슬람교가 들어오기 전 인도네시아의 주 종교는 힌두교와 불교였다. 무역활동을 통해 유입된 이란계 무슬림이 힌두교와 불교를 밀어내면서 현재는 힌두교인들이 발리 섬까지 밀려나 있다.

이슬람 인구가 약 90%지만 다종교 국가이며, 국가에서 종교의 다양성을 보장한다. 각 종교가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며 협력적인 관계를 지향한다. 인도네시아 이슬람교는 정통 무슬림과는 성향적으로 차이를 보인다. 샤머니즘적 성향이 강해 인도네시아 TV를 보면 귀신을 쫓는 퇴마사 이야기가 자주 등장할 정도다. 아랍계 정통 이슬람과 달리 '세속적 이슬람' 성향을 띄며, 여성에 대한 차별과 억압도 훨씬 덜 하다. 타 종교에 대해서도 융통성과 포용성이 있는 편이다.

현지 선교사는 "이슬람 종교의 특성상'인샬라' 문화가 넓게 퍼져 있어 모든 것을 신의 뜻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며 "재난도 일종의 신의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체면과 예절을 중시해 다른 사람의 부탁이나 제안을 잘 거절하지 못하고, 낙천적이고, 여유로운 인도네시아 사람들. 풍부한 자원과 인재로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는 인도네시아에 기독교 복음이 널리 전해지길 기대해본다.


이경남 기자

액상화 현상이 발생해 진흙과 건물이 뒤섞여 소용돌이치며 마을이 사라진 발라로아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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