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꿈을 품고 입학한 미술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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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혁 장로
2019년 01월 02일(수) 09:42
55년 전인 1964년만 해도 미술대학에 입학하는 일은 웬만한 용기가 있어야 했다. 그 당시 대부분의 부모들은 법대, 의대, 공대를 선호했었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 합격했지만 입학을 반대하시던 부모님이 등록금을 주지 않아 형의 도움으로 간신히 등록을 했고, 집에서 쫓겨나 누나 집에서 대학을 다녔다.

그 시절엔 미술한다고 하면 '환쟁이'라고 부르며 다소 얕잡아 보던 때였고, 배고픈 직업이라는 이유로 모두가 기피했다. 내가 미술대학에 입학하게 된 동기는 중고등학교 시절 미술반 활동을 하면서 외국서적을 접할 기회가 많았고, 특히 유럽의 멋진 건축물과 아름다운 도시, 그리고 깨끗하게 정돈된 주거환경과 개방된 문화의식 등이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삶 속에서 디자인이란 말이 익숙하지만 당시의 상황을 생각하면 부모님의 심정이 이제는 이해할만 하다. 그래도 '디자인을 공부하면 세상을 아름답고 편리하게 바꿀 수 있겠다'는 꿈을 품고 미술대학에 입학한 스스로가 대견스럽게 느껴진다. 지금은 사회에서 디자인이 관여하지 않는 곳이 없을만큼 필자의 꿈은 현실이 됐다.

미술을 공부한다면 대부분 그 학문의 범위가 단순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인체해부학, 인간공학, 색체심리학, 경제학 등에 이르기까지 전공분야 외에도 그 범위가 다양했다. 지금은 더욱 세밀한 분야까지 그 범위가 확대돼 각 디자인 분야별로 이수해야할 과목도 상당히 많고 복잡해졌다. 디자인 분야에 종사하며 참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특히 광고 분야에 종사하면서 광고영화나 라디오 광고를 제작했고, 카피라이터로도 활동하며 유럽이나 미국 등 해외견학을 통해 많은 아이디어를 우리의 삶에 적용했고, 이 일을 위해 나름 열정을 다하며 후회 없는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지금은 나이가 들어 주로 찬양사역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국장로성가단과 장로중창단 활동을 통해 선교사역에 참여하고, 전국장로성가합창단협회 부회장으로 봉사하면서 전국의 30여개 성가단과 은혜와 감동을 나누며 분주한 시간을 보낸다. 세상을 바꿔 보겠다는 작은 꿈을 가지고 마음과 정성을 다해 기도하며 이뤄왔다. 비록 필자의 이름은 아는 이 없지만 지금 우리가 누리는 편리하고 아름다운 생활에 일정 부분 나의 역할과 흔적이 담겨 있음을 생각할 때, 모든 일들이 감사함으로 와닿는다.

윤태혁 장로 / 한국장로성가단 전 단장·전국장로성가합창단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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