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파, 교회 재정에도 영향 끼쳐

재정 사용에 대한 투명성, 효율성 강화 나서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8년 12월 19일(수) 10:21
국내 경제 악화 여파가 한국교회 살림살이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목회자들은 연말 정책당회를 앞두고 "예산감축이 불가피하다"라며 "사역이 위축될까 봐 걱정이다"라고 토로했다.

지난 16일 한국경제연구원이 국민 103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과반이 넘는 62%는 '올해 살림살이가 지난해보다 나빠졌다'고 답했다. 특히 올해 겪은 어려움을 묻는 질문엔 26.3%가 '물가상승'을 꼽았고, 21%는 '소득정체' 등을 지목했다. 또 응답자의 70.9%는 내년 경제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다봤고, '긍정적'으로 보는 비율 또한 11.4%에 그쳐 국민은 실제 경제 전망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와 관련해 개 교회 관계자들은 "최근 들어 교회 재정 또한 감소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경제 한파가 교회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서울 지역의 P 목사는 "가나안 교인은 증가하고, 교회적 위기로 교인뿐만 아니라 재정까지 감소하면 목회자의 리더십에도 위기가 오게 돼 있다"며 "실제로 많은 목회자가 연말 정책당회를 앞두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상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P 목사는 "실제로 목회자들이 이 같은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조기 은퇴를 고민하기도 한다"며 "세대교체기를 맞이한 한국교회와 유입된 젊은 목회자들이 경제적 어려움 등을 비롯한 목회적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전했다.

결국 가나안 교인이 증가하고, 헌금은 감소할 뿐만 아니라 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회들이 최근 재정 사용에 대한 투명성과 효율성을 강화할 방안 마련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A 목사는 "한국교회는 목회 패러다임에 대한 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부흥 과도기를 달렸던 한국교회는 '다운사이징'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문제 해결은 더욱 더 어려운 실정이다.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B 목사는 "2019년 예산감축은 불가피하다. 해외 선교는 줄일 수 없어 교회 내 사역에 대한 예산 감축을 검토 중"이라며 "현재 예산 감축에 대한 고민으로 머리가 아플 지경"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서원모 교수(장신대)는 논문을 통해 "한국교회는 건전한 교회재정을 이루기 위해 균형 있게 헌금을 사용하도록 노력하면서 먼저 가난한 자의 구제가 헌금의 주요 목적이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헌금과 교회재정의 문제는 지도자와 정책의 문제이고, 이에 대해서는 계속적인 성찰과 반성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헌신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여러 가지 이유로 한국교회에서 이러한 헌신의 열정이 흐려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할 때가 많다. 한국교회에 다시 한번 헌신의 열정이 가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또 서 교수는 "오늘날에는 청지기 사상과 함께 검소한 절제를 미덕으로 하는 청빈 사상에 역점을 두는 것도 필요하다"며 "생태계의 보전과 부의 분배, 물질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는 청지기 사상이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재조정하여 소박하고 단순하고 작은 것에 만족하는 결단 안에 자리 잡을 때 얻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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