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들의 크리스마스

[ 성탄기획 ]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18년 12월 19일(수) 10:00
이희재 선교사(러시아) 성탄절 박람회
아기 예수님의 오심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는 나라마다 다르다.

인구의 80.5%가 힌두교, 13.4%가 이슬람교인 인도의 성탄절은 그저 여러 신들의 생일 중 하나일 뿐이다. 무슬림이 가득한 파키스탄의 성탄절은 소수의 크리스찬들에게만 기쁜 행사이며, 거리에서 성탄 트리나 장식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유럽에서는 테러 위험 때문에 여러 나라들이 경계하고 있다. 프랑스에선 지난 12일 이미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테러로 3명이 목숨을 잃어 국가 안보등급을 최고 수준으로 올리기도 했다. 남수단을 비롯한 남반구의 나라에서 성탄절은 여름이다.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 "예수님이 보이지 않고 화려한 성탄 장식에만 몰두한다"는 선교사의 말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본보는 매년 성탄절 해외 선교사들의 소식을 접하면서 선교사들이 보내온 글과 사진들을 전달해왔다. 이번 성탄호엔 특별히 현지의 분위기를 독자들에게 생동감있게 전하기 위해 선교사들이 직접 촬영한 영상들을 받았다. 오는 25일 성탄절을 맞이해 이희재 선교사(러시아)를 비롯해 강장식(일본) 김종우(남수단) 이준재(파키스탄) 임장순 선교사(필리핀)가 영상과 선교 편지로 그리운 고국을 향해 성탄절 인사를 건네고, 해외 선교 현장의 성탄 분위기와 선교 사역 등을 이야기했다.
강장식 선교사(일본) - 시나가와교회의 가스펠 콘서트
강장식 선교사(일본)


#일본 동경

강장식 선교사는 매년 크리스마스 콘서트에서 성도들이 합창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다. "크리스마스, 그 뜻을 알기 원해요, 천사가 당신께 들려주십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선물~" 일본어지만 경쾌한 찬양이 이어진다.

"구국의 성도 여러분 반갑습니다. 기쁘고 즐거운 성탄절, 하나님의 평화와 은총이 충만하시길 기도합니다"고 인사한 강 선교사는 시나가와교회의 가스펠 콘서트 전도집회와 관련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콘서트의 지휘자는 크리스찬이 아니지만 가스펠을 10여 년 부르다 뒤늦게 복음을 깨달아 많은 비크리스찬들을 가스펠 찬양단원으로 불러모아 함께 찬양하고 있다고 한다.

강 선교사는 "다가오는 이번 성탄절에도 이분들과 함께 주님이 오신 기쁨을 힘차게 노래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언젠가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참된 구원의 의미를 깨닫고, 주께 나오는 역사가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작고 연약한 일본교회를 위해 기도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가깝고도 먼 이 나라를 위한 여러분의 기도가 헛되지 않을 것을 믿는다. 일본에서 성탄의 인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이희재 선교사(러시아)
이희재 선교사(러시아) - 성탄연합예배


#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이희재 선교사는 성탄 메시지를 영상으로 촬영해 지난해 진행한 성탄연합예배 사진들과 함께 보내왔다. 러시아의 성탄 분위기를 전한그는 "옛 레닌그라드로 알려져 있는 이곳에서 성탄을 축하한다"며, "한국과 다르게 율리우스력을 따르기 때문에 러시아의 성탄절은 1월 7일이다. 12월 24일부터 성탄 분위기가 계속해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이 절기에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알파와 오메가, 처음과 나중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을 묵상한다"며, "남북한의 관계가 변화하고 있는 이때 살아계신 하나님이 모든 것을 다스리고 계심을 믿고, 예수 그리스도 어린 양으로 오신 그분의 은총이 러시아와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 역사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 선교사는 "2018년 송년의 달을 맞이해 주님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가자. 우리가 섬기는 교회에 생명의 역사와 사랑의 역사들이 일어나는 주의 화평과 승리를 바라보자"고 격려했다.

이준재 선교사(파키스탄)
이준재 선교사(파키스탄)
# 파키스탄

이준재 선교사는 영상을 통해 파키스탄 거리의 모습들을 비췄다. 히잡을 쓴 사람들, 거리에 많은 오토바이들, 지게를 끌고 가는 소와 당나귀, 모스크 양식의 건물들과 거리에서 음식을 판매하는 사람들 등.

파키스탄 미션 스쿨 신학교에서 문맹퇴치 사역을 하며 복음을 전하고 있는 이준재 선교사는 "이곳은 90% 이상이 무슬림으로 성탄절과는 거리가 멀다. 궁색하지만 거리에서 크리스마스 트리 작은 모형을 팔고 있다"며, "이곳에 더 많은 사람들이 주님 앞에 나오기를 기대하며 사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선교사는 "이곳을 기억해주시고 기도해주셔서 감사하다"며, "한국에 있는 모든 성도님들이 주님 안에서 기쁜 성탄과 소망의 새해를 맞이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영상에서는 교실에서 아이들이 수업하는 장면들과, 밤이 되자 거리에서 빛나는 성탄 장식들을 볼 수 있다.

#남수단

"축 성탄! 주님께서 이 땅에 오심을 기뻐하며, 주님의 이름으로 평안의 인사를 드린다"며 김종우 선교사는 선교 편지를 보내왔다. 그는 "한국은 이제 겨울이겠지만 이곳은 비가 그치기 시작하면서 뜨거운 흙바람과 열기가 나는 건기로 가는 계절이 됐다"고 현지 상황을 말했다.

11월 사역과 관련해 김 선교사는 "아루마니 지역과 아루아 지역에서 남수단 성공회 목회자들을 훈련하고 있다"며, "훈련 이후 목회자들의 설교와 목회가 변화하는 모습에 감사함과 기쁨을 느끼는 순간이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어 그는 성경 보급을 소개하며 "딩카어 찬송가는 인쇄한 500부가 다 팔려 다시 인쇄할 계획이며, 일부 부족어 성경도 품절이 되어 내년쯤 다시 구입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늘 박스를 차에 싣고 내리고 집은 성경 박스로 가득하다. 성경 박스가 창고에 보관되다가 저희에게 판매되다 보니 바퀴벌레와 함께 집에서 살게 됐다"며 난처한 상황을 설명했다.

특히 김 선교사는 "남수단의 평화 협정을 많은 사람들이 눈물로 기도하며 잘 이루어지길 기대하고 있다"며, "평화 협정이 잘 진행돼 평화가 이뤄지고 난민들이 주님 안에서 소망을 갖고 믿음이 깊어질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최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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