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회에 한반도 평화 위한 기도 요청하겠다"

[ 인터뷰 ] 전 세계 정교회 수장인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8년 12월 05일(수) 17:11
전 세계 정교회 수장인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가 지난 3일, 5박 6일간의 일정으로 공식 방한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와 이를 위한 노력과 협력 의지를 밝혔다.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는 방한 첫 일정으로 4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방문해 이홍정 총무와 간담회를 갖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정부와 한국 교회의 노력을 지지하는 한편 "전 세계 정교회 신자들에게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를 요청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홍정 총무는 WCC 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세계 정교회의 노력과 활동에 감사를 전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와 협력을 거듭 요청했다.

또 이날 간담회 후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는 NCCK 초청으로 회원 교단 관계자들과 오찬을 나누며 교회의 일치와 연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총대주교는 오찬 중 인사에서 "정교회는 그리스도의 거룩하고 위대한 교회의 일원으로서 수십 년간 다양한 위원회에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교회 간 신학적 대화를 촉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우리는 교회의 그리스도교적인 일치를 목표로 분열된 현 상황에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이 정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총대주교는 "한반도의 평화, 한국 그리스도인의 일치, 환경 보호,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하는 한국 형제자매들의 영적 성장을 위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추진하는 모든 선하고 거룩한 활동을 세계총대주교청은 언제나 지지할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는 서울성니콜라스 주교좌 대성당으로 자리를 옮겨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성 니콜라스 대성당' 건립 50주년을 기념하고, 국제 환경 심포지엄 참석하기 위한 방한 목적을 밝히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와 이를 위한 노력과 협력을 거듭 약속했다.

그는 "서독과 동독이 하나의 독일이 된 후 한국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된 국가가 됐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최근 남한과 북한 지도자, 미국과 북한 지도자의 만남은 한반도 통일을 밝게 하는 좋은 소식이라고 생각한다"며 "화해와 통일을 위한 정상들의 진전된 또 다른 만남이 조속히 이뤄지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별히 7일 문재인 대통령과 만남이 예정된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는 "문재인 대통령과 만남에서 남과 북이 하나 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인 것에 감사하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며 빠르면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통일이 이뤄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도 전했다.

이외에도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는 남한 내 북한 문제에 따른 갈등 구조에 대해서 "한 민족이 외적인 영향을 받아 분단된 상황에서 다시 하나가 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라며 "정치적 문제와 경제적 이윤이 일치와 사랑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 그리스도교인이라면 이 땅에 하루빨리 통일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기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세계 교회와의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입장도 천명했다.


그는 "세계 정교회는 70년 전 세계 교회 일치와 화합을 위해 설립된 WCC의 창립 멤버였다. 이후로도 세계 교회의 일치와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평화와 일치는 함께 하는 것이고, 일치는 평화가 이루어질 때 가능해진다. WCC를 비롯한 교회 협의체들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6일 열리는 성찬예배에서는 특별히 한국 정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회를 갖는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녹색총대주교'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환경 보존에도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총대주교는 환경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다음세대에 좋은 환경을 물려주는 것은 우리 세대의 책임이다"라며 "한국은 특별히 재활용을 통해 환경 보존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환경 생태계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에 감사하고, 한국민이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세계 정교회는 1054년 그리스도 교회의 '대분열(The Great Schism)'로 인해 로마 교회(천주교)와 나뉘었고, 14개의 자치교회가 있다. 세계 총대주교청에서 관할하는 대교구로는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호주, 영국,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등 21개 국가가 있다. 전 세계 정교회 신자는 약 3억 명에 이른다.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는 1940년 터키 임브로스 출생으로 1991년 10월 270번째 대주교로 선출됐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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