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평화 프로세스 등 다사다난

[ 12월 특집 ] 2018 한국교회를 되돌아보다(1)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8년 12월 03일(월) 14:32
종교개혁 501주년의 과제를 안고 출발한 한국교회가 2018년 끝자락에 이르러 한 해를 되돌아볼 때, 그 어느 해보다 명암이 두드러진다. 올 한해 교계 안팎에선 여러 이슈들이 터져나왔지만 이렇다할 결과를 얻어내는데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특히 목회자의 윤리 문제는 한국교회의 위상을 더욱 추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올해 최대 이슈였던 남북평화 프로세스는 한국교회가 오랫동안 관심을 쏟아왔던 과제인만큼, 우리에게 또 다른 희망을 가져다주기에 충분했다.



#남북 평화 분위기, 교회도 동참

올 한해 교계 안팎에서 최대 이슈는 남북평화 분위기 고조에 따른 '남북평화 프로세스'였다. 올해 남북 정상회담만 3번 열리고, 북미 정상회담도 열리는 등 2018년 한해 동안 한반도를 둘러싼 변화의 바람이 거셌다. 이 뿐만 아니라 판문점 JSA내 화기를 철수하는 등 비무장화에 대한 논의와 함께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연내 방문 가능성과 종전협정의 체결 등의 가능성이 아직도 열려 있어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분위기에는 한국교회와 세계교회가 오랫동안 기여해 왔고 또한 올해에 유난히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5월 3~7일에는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의 초청으로 세계교회협의회(WCC)와 세계개혁교회커뮤니온(WCRC)의 대표 6명이 평양을 방문했으며, 6월 15~21일에는 스위스 제네바 에큐메니칼센터에서 WCC 제64차 중앙위원회가 열려 4월 남북정상회담과 6월 싱가프로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변화된 한반도의 평화적 전망을 재평가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성명까지 채택했다. 중앙위원회 기간 중 진행된 WCC 창립 70주년 기념예배에서는 NCCK 이홍정 총무와 예장 총회 변창배 사무총장 등 한국교회 대표와 북한 조그련 강명철 위원장이 세계교회 인사들 앞에서 손을 잡고 찬양해 큰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중앙위원회 직후에 열린 2018 한반도에큐메니칼포럼(EFK)에도 '한반도 평화와 통일, 번영을 위한 에큐메니칼 포럼 성명서'를 채택하고 급변화한 한반도 정세와 향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교회의 의지와 비전을 담아냈다. EFK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번영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환영하고 지지하며, '도잔소 프로세스' 정신을 이어받아 판문점 선언에 기초해 '판문점 프로세스'를 수행할 것을 다짐하는 성명을 북한 조그련과의 합의 하에 발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남북평화 프로세스를 경험하며, 교회 내 남북 전문가들은 세계교회 속에서 남북의 관계를 남한의 교회가 보다 주도권과 청사진을 가지고 조율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조언과 함께 세계 에큐메니칼 교회와 더욱 긴밀히 협력해 핵이 주변 국가들의 공동번영과 평화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설득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한국교회는 북한이 과거와 같이 비핵화 대화테이블에서 일방적으로 퇴장하지 못하도록 2018년 8월 유엔 대북 제재위원회(1718위원회)가 채택한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범위 안에서 교류협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대북 제재 예외사항인 인도주의적 협력을 통한 남북한 신뢰를 구축하는 일에 일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목회자 도덕성 추락과 이단 세력의 공세

한국교회는 올 한해도 대사회적으로 부정적인 면을 많이 노출했다. 일반 언론에는 한국교회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낸 한 해였다. M교회 재정 의혹과 Y교회의 비자금, S교회 건축 등 교회 내부의 문제들이 언론을 통해 드러나면서 교회와 목회자는 적폐세력처럼 비춰지기도 했다. 특히 목회자의 윤리적인 추락은 교회의 위상을 추락시키는데 일익을 감당하기도 했다. 인천의 한 교회에선 담임 목사의 아들이 부교역자로 있으면서 수년간 수차례에 걸쳐 미성년자들을 대상으로 그루밍 성범죄와 성추행 등을 저지르고, 아버지는 이와 같은 사실을 축소·은폐시키려고 한 정황이 드러나 사회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특히 올 한해에 이단 사이비 세력의 공세는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했을 뿐 아니라 한국교회마저 어렵게 만들고 심지어 파괴하는 역할을 서슴치 않았다. 이재록 과 신옥주의 이단 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드러나기도 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씨는 교회 신도 여러 명을 수년에 걸쳐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15년 형을 언도받고 수감 중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가 이단성이 있다고 규정한 은혜로교회 교주 신옥주 씨는 신도들을 종용해 피지에 지상낙원을 건설한다는 명목으로 집단 이주를 시켜 그곳에서 여러 불법을 자행한 것이 언론에 의해 고발되기도 했다. 신옥주는 현재 아동학대, 특수상해, 외화 반출, 노동 착취, 감금 등 11가지 혐의로 기소되어 있다. 결국 이러한 이단의 문제는 이단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일반 비기독교인들이 기성 교회의 문제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이단의 범죄가 오히려 기성 교회의 이미지 하락을 초래하는 악순환을 가져오기도 했다. 한 해를 마감하는 시점에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증거장막성전은 주요 교회를 찾아가 동시다발적으로 집회를 갖는 등 한국교회를 어지럽히기도 했다.



#종교개혁 501주년, 개혁 지속

올해 교계는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려고 노력하는 교회와 성도들의 모습도 있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그냥 보낸 것에 대한 반성으로 501주년 운동 전개하는 이들도 그러한 모습 중 하나다. NCCK 신학위원회는 지난 10월 종교개혁 501주년을 맞이해 한국교회의 변화를 촉구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서는 개혁을 새롭게 다짐하는 기회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1년간 이전보다 더 심한 내부적 혼돈과 사회에서 질타와 비난의 대상이 되었음을 회개하고, 한국교회의 철저한 자기반성과 새로운 다짐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한, 이러한 개혁운동의 일환으로 기독교한국루터회는 종교개혁의 참 의미를 돌아보며 종교개혁 501주년 기념연합예배 및 신앙강좌 등을 진행했으며, 한국교회의 최대 교단인 예장 통합의 덕수교회와 합동의 서현교회가 상징적으로 종교개혁 501주년 종교개혁기념주간을 맞아 강단 및 찬양대 교류예배를 진행했다. 양 교회는 한국교회가 비성경적인 모든 악습을 버리고 진정한 회개의 열매를 맺고 종교개혁 신앙을 회복해 신뢰받는 소망의 그루터기로 다시 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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