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의 평범성...교회, 교인도 예외 아니다

최근 양진호 회장 갑질로 사회적 충격...교회도 반면교사 계기 삼아야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8년 11월 19일(월) 19:12
최근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직원들을 상대로 벌인 '갑질'을 넘어선 폭력적 만행에 사회적 공분이 쏟아지고 있다.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땅콩 회항', '물컵 투척', '욕설' 등으로 가진 자들의 '갑질'에 대한 문제의식이 사회적 이슈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 직원을 폭행하고, 회식 자리에서 살아있는 닭을 죽이도록 지시하는 등 양 회장의 '갑질'은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분노를 일으키는 '갑질'이 일부 성격 파탄자의 산물이 아니라 지위와 권력, 인권에 대한 의식의 문제로, 일반인들과 기독교인들에게서도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교인들의 반성적 사고와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갑질 횡포 경험 및 관련인식 조사' 결과가 최근에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인식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95.1%가 '우리나라의 갑질 문화는 심각한 편'이라고 지적했고, 절반 이상(54.3%)이 일상생활에서 갑질 횡포를 당해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해 우리 사회 가운데 갑질문화와 행태 등이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 교회 안에서도 권력과 지위에 따른 갑질 문화가 있다는 지적은 예전부터 있었다. 대표적인 경우가 담임목사, 혹은 당회가 부목사에게 행하는 갑질이다. 평신도들 또한, 교회를 벗어나 직장생활이나 일반생활에서 의식이 바뀌지 않으면 너무나도 쉽게 갑질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많다. 각종 설문조사에서 기독교인들이 말과 행동이 다른 경우가 많다는 결과는 그동안 셀 수 없이 많았다. 존경받던 장로가 외국인 노동자들의 임금을 착취하거나 부당노동행위를 시켰다는 뉴스를 우리는 심심치 않게 접하곤 하는데 이는 교회 안에서의 삶과 교회 밖에서의 삶이 다른 크리스찬이 적지 않다는 반증이다.

지난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진행한 '갑질 횡포 경험 및 관련인식 조사'에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만 있다면 갑질 횡포는 줄어들 수 있다는 의견에 10명 중 8명(78.1%)이 공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과거에 강조되던 '손님은 왕이다'라는 의식에 동의하는 사람은 20.1%에 불과하며, '손님도 서비스 제공자에게 예의를 지킬 필요가 있다'는 문항에는 97.1%가 '그렇다'고 답해 과거와 달라진 현대인의 의식이 드러났다.

교회 내 권력구조와 일상 생활을 사는 교인들의 의식 또한 이 시대 교회 밖 사회의 인권 수준에 뒤쳐지지 않게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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