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인권주일 총회장 목회서신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8년 11월 19일(월) 19:14
우리는 거룩한 공교회의 일치된 고백으로 '인권은 하나님이 주신 은사'이고, '따라서 인권수호에 깊은 관심을 가지며(롬8:31-34)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데 힘써야 함'을 천명하였습니다(대한예수교장로회 신앙고백서 제5장 5). 이 고백의 실천을 위해 우리 총회는 지난 1989년 제74회 총회 결의 후 지금까지 매년 12월 첫째 주일을 '총회 인권주일'로 제정하여 지켜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세상 속으로 파송 받은 새로운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계시되고 약속된 새 하늘과 새 땅을 이 땅 위에 실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그 현장으로서 인권이 억압받는 곳을 우선하여 찾아가야 합니다(21세기 대한예수교장로회 신앙고백서 5. 교회와 하나님의 나라). 이 땅에 실현될 '새 하늘과 새 땅'은 차별과 공존하거나, 불의와 타협할 수 없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산업화로 인한 소득의 증가와 민주화를 통한 정치의 진보를 목도하는 지금의 현실 속에서도 억압받는 인권 사각지대는 우리 곁에 엄존합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인간의 존엄(Imago Dei)은 물질의 힘과 제도의 권능만으로 지켜질 수 없습니다. 우리 교회는 사회의 성장과 발전, 그 이면의 그림자를 놓치지 않아야합니다. 노동자·여성·난민·장애인 등의 영역에서 행하여지는 차별을 우리는 인정할 수 없으며, 가난·학벌·인종 등의 이유로 벌어지는 억압에 결코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인간을 착취하는 구조악들을 사도적 신앙으로 변혁시켜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해야 할 사명'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입니다(21세기 대한예수교장로회 신앙고백서, "우리의 사명 4").

총회는 이번 회기에 '영적 부흥으로 민족의 동반자 되게 하소서(히13:12-16, 합3:2)'를 주제로 정하고 우리 교회의 나아갈 바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영적 부흥은 가시적 교회의 성장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억눌린 자를 향한 하나님의 구원의 경륜(Economy of Salvation)에 동참하는 경험입니다. 아울러 우리교회가 민족 모든 구성원에 대한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증거하는 도구로 헌신하겠다는 결단입니다.

이 땅에 복음이 들어와 확장되는 과정은 곧 인권 신장의 여정이었으며 민족의 고비마다 교회는 억압받는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연대하였습니다. 또한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있는 오늘, 우리는 거리에서 성별·신분·학벌을 뛰어넘어 '함께' 독립을 외쳤던 교회와 믿음의 선진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복음이 우리 민족 안에서 걸었던 길은 곧 모든 인간의 존엄과 인권의 길이었고, 그 길이 향했던 곳은 주님이 '치욕을 짊어지고' 가신 '영문 밖'이었습니다(히13:13).

우리 총회는 다시 '영문 밖'에 있는 사람들을 주목하고자 합니다. 그곳에서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훼손당한 이들을 돌보고, 인권의 수호는 물론 억압에 대한 저항에 모든 교회가 함께하기를 요청합니다. 우리는 주님의 제자 된 우리의 실천이 신념으로 인권을 말하는 이들보다 더 견고함을 믿습니다. "자기 피로써 백성을 거룩하게 하려고 성문 밖에서 고난을 받으신"(히13:12) 주님을 따르는 길이 곧 '주의 일'이며 '부흥'(합3:2)의 열매임을 믿습니다.

오늘도 '영문 밖'에서 고난당하는 이웃들과 위해 함께 인간의 존엄과 인권을 외치는 우리 총회 모든 노회와 교회 위에 주께서 이루시는 '부흥'의 역사가 함께하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2018년 12월 2일

총회장 림형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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