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P, 독소조항은 반대

[ 논설위원칼럼 ] 조재호 목사

조재호 목사
2018년 11월 19일(월) 11:18
"There's Probably No God. Now Stop Worrying and Enjoy Your Life(아마도 하나님은 없을 거야. 그러니 이제 걱정하지 말고 당신의 인생을 즐겨라)." 몇 해 전 영국 런던 시내에서 운행하는 빨간색 2층 버스에 붙은 광고 문구이다. 인생을 거리낌 없이 원하는 대로 즐기기 위해서 하나님의 존재에 물음표를 던진 것이다. 이는 영국만의 일은 아니다. 한 때 우리나라에서도 영국의 무신론자인 도킨스의 말이 버스광고판에 오른 적이 있다. "신이 없어도 인간은 열정적이고 영적일 수 있다." 하나님의 존재를 의문 또는 부정으로 내몰고, 이제 인간 스스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의 영토를 넓히라고 말한다.

그리스도인은 이런 시대에 살아간다. 그리고 매 주일 예배 가운데 신앙고백을 한다. "나는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 천지의 창조주를 믿습니다. 나는 그의 유일하신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습니다." 신앙고백은 개인적이고 내밀한 기도문이 아니다. 세상 가운데서,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며, 이로써 하나님이 창조주이시며, 예수 그리스도가 구세주이심을 고백하고 선포하는 것이다.

지난 8월 청와대는 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을 공포했다. NAP는 앞으로의 인권정책의 기본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내용 중에는 우리 시대에 필요하고 공감이 가는 부분들이 많이 있다. 또한 법과 정책의 전문가가 아닌 이상 그 세밀한 내용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제정 공포한 내용에는 인간의 기본적인 보편 양식과 기독교 신앙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독소조항이 들어 있다. 하나는 '양성평등'이 아니라 '성평등' 정책을 시행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하는 것이다.

'양성평등'과 '성평등'이라는 말에는 큰 차이가 있다. '양성평등'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따라 남성과 여성이라는 성별 구분을 전제한 것이다. 남성과 여성의 성별(Sex)은 인간 스스로의 결정과 선택이 아니다. 태중에서 주어진 생물학적인 성별이다. 양성평등은 이렇게 출발한 남성과 여성이 사회적 삶에서 성별에 의해 차별 당하지 않는 평등을 의미한다.

그러나 '성평등'에서는 성의 개념을 천부적으로 주어진 생물학적 성에 기반을 두지 않는다. 여기서는 사회학적인 성(Gender)에 근거하여 다양한 성별이 존재하고, 사람들은 자기결정과 성적지향에 따라 자신의 성별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런 '성평등' 아래서는 생물학적인 성에서 일탈한 LGBT(레스비언 게이 양성 트렌스젠더) 성소수자들의 성적지향과 성정체성이 정당하고 인간의 자연스러운 기본권에 속한 것으로 보게 된다. 그러나 이는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반하는 심각한 왜곡현상이다.

두 번째 독소조항은 '차별금지법'으로 이는 '성평등' 주장과 연결된다. 일탈된 성적지향에 대해 언급할 수 없도록 차별금지법은 입막음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평등과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어 이미 실행되고 있는 서구에서는 이런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한 예로 2012년 미국 콜로라도 덴버에서는 동성 게이커플의 웨딩케익 주문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제과점 주인이 제소되었다. 그리스도인인 그는 신앙적 양심에 반하는 일을 할 수 없다며 거절의 이유를 항변했지만, 시민권위원회와 콜로라도 주법원에 차별금지법 위반으로 판결했다. 결국 연방대법원까지 상소해서 "주 법원은 빵집 주인의 종교적 믿음을 존중하지 않았고, 시민권위원회는 관용의 정신없이 특정종교에 대한 적개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판결을 얻어 냈다.

그리스도인의 삶의 원리는 하나님의 창조주 되심을 인정하고, 그 창조의 질서를 따라 사는 것이다. 교회는 '성평등'과 '차별금지법'이라는 일탈적인 성문화가 우리 가정과 사회를 불행한 곳으로 끌고 갈 수 있음을 분명히 하며,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에 포함된 독소조항을 폐기해야 한다고 말해야 한다. 그리고 죄를 미워하시지만 돌아온 죄인을 품어 안으시고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거룩한 구원방식을 따라, 왜곡된 성은 잘못된 것임을 말하며 치유를 위해 돌아오도록 십자가 사랑의 길을 걸어야 한다.

조재호 목사(고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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