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기관 신뢰 중심의 노력 필요해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한교총 한기연 한기총 대표회장 초청 토론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8년 11월 19일(월) 07:22
한국복음주의협의회는 지난 16일 한교총, 한기연, 한기총 대표회장을 발표회 패널로 초청, 연합과 일치에 대한 입장을 청취했다.
한국교회 연합기관의 역할과 관계에 대한 기관 내부와 외부의 시각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이정익)가 지난 16일 성락성결교회(지형은 목사 시무)에서 개최한 발표회에는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인 예장 합동 전계헌 목사와 기감 전명구 목사, 한국기독교연합 대표회장 예성 이동석 목사,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기하성 엄기호 목사가 패널로 나와 관심을 모았다.

4명의 대표들은 모두 연합기관 통합에 대해 긍정적이었지만, 타 연합기관에 대해선 대체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연합과 일치는 모두의 열망이라고 전제한 전계헌 목사는 과거 한기총이 대표회장 선거 과정에서 한국교회의 위상을 크게 실추시킨 것을 언급하며 공교단 및 현직 총회장 중심인 한교총의 운영방식을 강조했다. 또한 최근 한기연과의 통합 합의가 실현되지 못한 이유로 한기연측이 합의 다음날 보낸온 공문을 지적하며, "개인의 명예나 열망을 내려놓고 연합과 일치를 최우선에 두자"고 호소했다. 한국교회 90% 이상이 한교총에 가입하고 있음도 강조했다.

전명구 감독은 4년째 감독회장을 수행하며 다른 대표들보다 오랜 시간 연합활동을 지켜봤다고 전제한 후, 연합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로 복음적 자세와 내려놓음의 부족을 꼽았다. 그러면서 "연합기관이 복음으로 하나되기 위해, 교회와 성도를 위한 단체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면 아직 희망은 있다"고 말했다.

이동석 목사는 먼저 수차례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통합이 실현되지 못한 것에 대해 한타까움을 표하며, "한기연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교회연합이 한국기독교연합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한 이 목사는 "기관 간의 신뢰 부족이 하나됨을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합의서에 서명은 했지만 서로에 대한 신뢰는 없었다"고 밝힌 그는 "서로 믿고 함께 갈 수 있을 때 진정한 통합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기총 역시 통합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한 엄기호 목사는 "영향력과 권위를 내려놓고 한기총이라는 틀 안에서 다시 연합과 일치를 논의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모임에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회장 이성구 목사, CBS 변상욱 기자, 청어람아카데미 양희성 대표가 토의자로 참석해 연합기관들의 문제점과 나아가 방향 등을 제시했다.

목회자의 입장에서 발언한 이성구 목사는 "구성원과 조직이 다른 연합기관들이 통합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공교회 중심, 지역 중심, 사역 중심 등 전체 통합이 아닌 특색에 따른 통합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한교총은 교단들의 협의회가 되고, 한기연은 교계 기관들의 협의회가 되는 투트랙 방식을 대안으로 소개했다.

언론인의 시각에서 질문을 던진 변상욱 기자 역시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진 연합기관들이 한 사람에게 지휘권을 맡기고 전체의 동의를 이뤄내는데 대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지적했다. 그는 보다 공감대 형성이 쉬운 비정치적 분야에서 조금씩 하나됨을 이뤄가며, 화합이 어려운 부분에 대해선 싱크탱크(think tank)를 운영해 좁혀나갈 것을 제안했다.

평신도들의 입장을 대변한 양희송 대표는 "연합기관들이 위임받지 않은 대표성을 함부로 행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교회의 신뢰가 추락하고 '가나안 성도'가 급증하는 가운데에도 작은 이득에 집착하는 연합기관의 리더들을 보며 많은 실망을 했다"고 밝힌 그는 "한국교회 교인들의 대표라면 최소한 그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존재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모임은 각각의 패널들이 순서대로 주어진 시간만큼 발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참석자들은 한국교회의 영적 각성과 연합을 위해 함께 기도했다.


차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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