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그루밍 성범죄, 사과도 없어"

인천 S교회 K목사 부자 고발 기자회견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8년 11월 12일(월) 12:38
교회 내 다수의 미성년자들을 대상으로 성추행 및 '그루밍 성범죄'를 일삼은 인천 S교회 K목사와 아들의 범죄를 은폐하려고 시도해 온 아버지 목사의 행위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이 지난 7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려 교계는 물론 사회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루밍 성범죄'는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호감을 얻거나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으로 주로 성인이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미성년자 성범죄시 이용되는 범죄 형태다.

성범죄 피해를 입은 여성들과 이들을 상담하고 돌봐온 정혜민, 김디모데 목사는 4명의 피해자들과 함께 지난 5일 기자회견을 갖고 K목사의 성범죄 사실과 그의 아버지의 왜곡 및 은폐, 회유 및 협박 사실을 알리고, 이들의 사죄 및 피해 배상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연 정혜민, 김디모데 목사는 K목사가 전도사 시절부터 저지른 범죄로 자신들과 접촉한 교회 내 피해자만 10명이 넘는 것으로 주장하고 있으며, 아버지 목사는 아들의 이름을 개명시키고, 해외로 도피시켰으며 피해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성도 및 목사에게 회유와 협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피해자들은 "저희는 수년간 그루밍 성폭행을 지속적으로 당해왔다. 그러나 이 일은 일개 개인의 일이 아님을 알았기에 이 자리에 섰다"며 "피해자들은 대부분이 미성년자였고…아직 저희처럼 목소리를 내지 못할 뿐, 또 그 사역자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뿐, 더 많은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고발했다.

이들은 "(K목사가) '스승과 제자를 뛰어넘는 사이'니 괜찮다며, 미성년인 저희를 길들였고 당한 아이들이 한 두 명이 아님을 알게 되었을 때, 얼마나 고통스러웠는 지 모른다"며 "더 이상 이러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이름으로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행동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까지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K목사와 아버지 목사를 지난 일년간 직접 찾아가 수차례 잘못을 뉘우치고 목사직을 내려놓을 것을 얘기했지만 오히려 이들을 고소한다는 협박과 회유 및 이상한 사람으로 몰고가는 일들만 있었을 뿐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피해자들은 K목사 부자가 △피해자들에게 피해자들이 원하는 수준으로 사과할 것 △예장합동총회는 K 목사 부자의 목사직을 '면직'할 것 △총회는 교단 헌법에 성폭력 처벌 규정을 명시할 것 △K목사 부자는 피해자들의 정신적 피해를 배상할 것을 촉구했다.

정혜민 목사는 "인천지방경찰청에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고 있고, 현재 우리에게 접촉해 피해 사실을 고백하고 있는 이들이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S교회의 목사 부자는 여전히 공식적인 사죄를 하지 않고 있는데 하루 속히 공식적인 사과와 피해자 보상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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