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방 되었어도 그의 신앙 유산은 그곳에"

제3회 방지일선교신학세미나 개최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8년 11월 08일(목) 10:31
"1957년 방지일이 추방된 후 20년이 지난 1978년 말 중국이 '개혁·개방' 정책을 도입하고 '죽의 장막(Bamboo Curtain)'이 걷히면서 드러난 사실은 문화혁명(1966~1976)의 혹독한 시련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지하교회와 신실한 믿음의 사람들이 잔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많은 선교사들이 전파한 복음은 중국 땅에 거룩한 씨앗이 되고, 잘 심겨진 거룩한 그루터기가 되었던 것이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세계선교연구원이 주관하고 총회 세계선교부, 영등포교회, (사)방지일목사기념사업회가 후원한 제3회 방지일선교신학세미나에서 '천국대사 방지일 목사의 선교사상 연구' 제하의 발제를 한 변창욱 교수(장신대)는 "선교사와 목사로서 80여 년 동안 선교지와 교회를 섬기면서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진지한 삶을 살았으며, 현지인들과 동고동락하며 복음을 말로써만 아니라 삶으로도 보여주며 하나님의 사랑을 증거하는 '성육신적 선교'를 실천했다"고 소개한 뒤, "눈에 보이는 가시적 성과보다 하나님 앞에서 진지하게 살려고 애쓰는 방지일의 삶의 자세는 그의 선교와 목회 사역을 충실하게 만들었다"면서 "그는 우리 모두에게 '일만 스승'이 아니라 '영적 아비'로 각인되어 있다"고 방지일 목사를 평가했다.

변 교수의 이러한 분석은 현재 선교사역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며 선교사의 비자거부, 추방 등의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중국 선교의 상황 속에서 현재 그 안에서 분투하고 있거나 추방 당한 선교사들에게 큰 힘과 위로를 주고 있다.

그는 방지일 목사의 선교 특징을 △성령의 사역임을 잘 인식하고 '하나님의 선교'를 실천 △선교의 주체는 하나님, 선교사는 하나님의 선교를 돕는 도구에 불과 △코람데오의 선교 영성 △현지인과 함께 하는 선교 △상호 배움과 존중의 선교 △연합과 일치의 정신으로 초교파 협력 △종교다원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정리했다.

'방지일 목사의 신앙동인(信仰同人), 이유택 목사의 신앙 연구 -게자씨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제한 설충수 교수(숭실대)는 '게자씨'에 집필진으로 참여하며 방지일 목사와 평양숭실, 평양신학교 동학으로 영적 교류를 나눴던 이유택 목사에 관해 발제했다.

설 교수는 "이유택 목사는 장대현교회에서 갈라져 나온 신현교회(이향리교회)에서 시무하고, 이후 농촌계몽운동에 참여해 신사참배 반대를 하고, 의성농우회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으며, 6.25 전쟁 발발시 설교 후 공산당에 의해 체포되어 행방불명이 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게자씨'는 1930년대 거의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 신앙동인지 형태로 출판되면서 평양숭실과 평양신학교를 수학하고 있었던 당시 학생이지만 이후 한국기독교의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는 신앙 인물들의 신앙적 특성을 살펴볼 수 있는 귀한 사료"라며 "이유택의 글은 34년에서 36년, 평양신학교 재학 중에 집중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게자씨에 실린 이유택 목사의 글을 통해 △복음에 철저한 신앙 △사랑의 신앙 △성찰을 강조하는 신앙 등으로 이유택 목사의 신앙 특징을 소개했다.

이날 인사말을 한 장신대 임성빈 총장은 "목회자의 사명은 교인을 사랑하고 복음을 끝까지 지키고 선교의 사명을 다하는 것이라는 생각하는데 방지일 목사님은 제가 아는 분 중 가장 그 사명에 근접하신 분"이라며 "그분의 신앙과 신학을 지금과 다음 세대에 널리 전해서 목회자 다운 목회자, 교인 다운 교인, 교회 다운 교회가 많아지는 한국교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김용관 목사(총회 세계선교부장)도 인사말을 통해 "방지일 목사의 신학사상과 선교정신은 책상머리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죽을 죄를 아무런 조건 없이 용서해주시고 구원해주신 주님의 뜨거운 은총에 담긴 감격에 겨워 피를 토하는 신앙고백에서 나온 것"이라며 "이런 훌륭한 목사님을 기리기 위해 귀한 논문 자료를 펴내게 된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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