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1주년, 개혁은 없다

28일, 종교개혁 501주년…한국교회는 여전히 개혁 대상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8년 10월 24일(수) 14:39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지내고 1년이 지나, 오는 28일을 종교개혁 501주년 기념 주일로 지키게 된다. 한국교회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전후해서 '개혁'이라는 주제 아래 세미나와 종교개혁 현장 방문 등을 포함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 왔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한국교회의 관심은 교회가 더이상 성장 발전하지 못하고 정체 혹을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 속에 이를 반전할 수 있는 기회로 종교 개혁 500주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국교회는 "교회가 사회를 걱정하며 바른 길로 인도해야 하는데, 오히려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는 시대가 됐다"며 스스로 개혁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감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종교개혁 500주년을 1년 지난 오늘을 볼 때 한국교회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한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목회 현장에서 만난 한 목사는 "한국교회는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질책하면서 "한국교회를 이끌고 있는 기득권층이 쥐고 있는 권한을 내려놓지 않으면 한국교회의 변화와 개혁은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가 말하는 기득권은 현재 교회의 중심은 60대의 연령층이 주로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은 실질적으로 변화를 두려워 하기 때문에 개혁의 주체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더라도 은퇴를 얼마 남겨 놓지 않은 목회자들에게는 위기를 피부로 느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은퇴 후에도 그들의 생활은 보장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개혁을 바라지 않는 것이 오늘 한국교회가 처한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에 해당하는 기득권층 목회자는 소수에 불과하고, 나머지 다수의 목회자는 개혁의 주체에서 소외된 채 주어진 목회 현장을 충실하게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사는 곁으로 드러난 한국교회의 모습을 보면 희망을 볼 수 없지만, 자신의 목회 현장에서 묵묵히 역할을 감당하는 목사뿐만 아니라 바른 교회를 지향하기 위해 노력하는 장로 평신도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희망을 보게된다고 기대했다.

한편으로 종교개혁 500주년을 보내면서 한국교회는 여전히 이벤트에 머물러 있음을 지적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보내며 유럽의 경제에 도움만 줬다고 꼬집는 한 교계 관계자는 "통계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지난 1, 2년 동안 종교개혁지인 유럽을 방문한 기독교인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났다"고 지적하면서 "종교개혁 현장을 방문하고 많은 것을 배워 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투자한 만큼 효과가 있었나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의 설명은 종교개혁지에 대한 방문과 관광은 있었지만, 종교개혁이 담고 있는 의미와 정신은 배워오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1년전에 지내고 종교개혁 501주년을 맞이하면서 다시 한번 한국교회의 종교개혁의 깃발을 들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 개혁은 눈에 보이는 변화와 발전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박만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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