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도회 11월 월례회

[ 여전도회 ]

한국기독공보
2018년 11월 01일(목) 09:34
11월

장흥길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신약학)

찬송: 180장

성경: 고전 7:29~31

말씀: 종말을 사는 그리스도인의 자세

합심기도: 종말신앙으로 부끄럽지 않은 한국교회와 성숙한 성도가 되도록



구약성경이나 신약성경은 모두 종말에 관하여 언급합니다. 그러나 종말을 기다리는 신앙인의 자세에 관하여는 그 메시지의 강조점에 차이가 있습니다. 구약성경의 종말에 대한 가르침에 의하면, 종말은 이 세상이 끝나야 도래하며, 그것도 마지막 환란 후에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구약의 종말론은 미래적이며, 묵시적입니다. 그러나 신약성경의 경우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신 예수 안에 이미 종말 때 임할 구원이 앞당겨 왔기 때문에 우주적인 종말은 구약성경과 같이 마지막 때 임하지만, 신앙적인 종말인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시작되기 때문에 현재 미리 받습니다. 이런 점에서 구약의 종말론은 미래적이며 묵시적이나, 신약의 종말론은 미래적 종말론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 시작되는 선취(先取)적 종말론입니다.

그렇다면,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이 시작된 그리스도인은 마지막에 있을 우주적 종말, 곧 세상의 마지막을 향하여 다가가면서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합니까?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 보낸 편지(고전 7:29~35)에서 이에 대한 한 해답을 제시해줍니다. 먼저, 바울은 29절에서 "그 때가 단축하여졌다"라고 말합니다. 그 의미는 고린도전서보다 약 2년 정도 후에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로마서에서 바울이 "이제 우리의 구원이 처음 믿을 때보다 가까웠음이라 밤이 깊고 낮이 가까웠으니"(롬 13:11~12)라고 말한 것과 동일합니다. 종말이 언제 올지 그 때와 그 시기는, 주님께서 승천하기 전 제자들에게 말씀 하신 것처럼, 하나님 아버지께서 자신의 권한에 두셨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알 바가 아닙니다. 그 날과 그 때는 아무도 알지 못하며 하늘에 있는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 아십니다(막 13:32). 확실한 것은 마지막 때에는 그 징조들이 나타나며(막 13:4-7; 24-30; 살후 2:8-12), 마지막이 우리가 믿을 때보다 가까워졌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면, 가까이 다가오는 마지막 때에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바울은 이어지는 본문(29절 하~31절 상)에서 이 후로는 "아내 있는 자들은 없는 자 같이 하며 우는 자들은 울지 않는 자 같이 하며 기쁜 자들은 기쁘지 않은 자 같이 하며 매매하는 자들은 없는 자 같이 하며 세상 물건을 쓰는 자들은 다 쓰지 못하는 자 같이 하라"고 권면합니다. 다시 말하면, 그리스도인이 세상에서 살아갈 때에 "마치 아닌 것처럼" 살라고 말합니다. 아내가 있거나 없거나, 울고 있거나 울고 있지 않거나, 기쁘거나 기쁘지 않거나, 상품을 파는 자나 그것을 사서 쓰는 자나 그것 때문에 일희일비(一喜一悲) 하거나 그것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라고 바울은 권면합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의 외형'은 지나가기 때문입니다(31절 하). 세상의 것들은 영원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임시적인 것에 마음을 두거나,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거나 고민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시집가거나 장가가는 것도 세상에 있을 때만의 문제이지 결코 영원한 것이 아닙니다(32~34절). 그러므로 세상의 것과 세상일에 연연하고 집착하기보다는 주의 것과 주의 일을 염려하여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 종말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삶의 자세입니다. 물론, 이런 바울의 권면은 고린도 교회의 성도에게 올무를 놓으려 함이 아닙니다. 도리어 그것은 그들의 유익을 위함이며, 또한 그들이 이치에 합당하게 하여 흐트러짐이 없이 주를 섬기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35절). 이는 바울이 죽은 자의 부활을 다루는 15장 58절에서 고린도 성도들에게 "그러므로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견실하며 흔들리지 말고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는 권면과 일맥상통합니다.

확실히 마지막이 가까이 왔습니다. 밤이 깊었고 낮이 가까웠습니다. 그러므로 성도들이여, "어둠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롬 13:12). 낮에 다니는 것처럼 단정히 행하고 방탕하거나 술 취하지 말며 음란하거나 호색하지 말며 다투거나 시기하지 말고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맙시다(롬 13: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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