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삶 살아가는 사람 기억"

교회학생 청원이 시발, '이란 친구 난민 인정'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8년 10월 22일(월) 12:35
난민 지위를 얻지 못해 강제 출국 위기에 처한 친구의 '난민 인정' 운동을 펼쳐온 친구들 덕분에 이란 출신의 A 중학생이 난민으로 인정받아 안정적으로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됐다.

지난 7월 11일 주님의교회 중등부 K 학생이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강제 출국 위기에 처한 이란인 친구가 난민이 되어 이란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도와 달라'는 내용의 국민 청원을 게재했고, 그 청원이 사회적 관심을 받으며 문제 해결의 시발점이 됐다.

당시 K 학생은 국민청원을 통해 "이란 국적의 제 친구는 한국에서 초등학교 중학교에 다니는 한국 사람과 별반 차이 없는 이란 국적의 아이다. 그 친구는 초등학교 2학년 때 기독교로 개종했고 지금도 성당을 다니고 있는데 이 때문에 이란으로 돌아가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우려하며, "우리 국민 마음속에 정의가 남아 있다면 제 친구를 보살펴줄 것이라 믿는다. 부디 제 친구가 난민이 되어 이란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제 친구의 안전을 지켜주십시오. 간절히 호소한다"고 당시의 상황과 입장을 소개했다.

이 같은 K학생의 청원에 수만 명의 국민은 공감했고, 종교계를 비롯한 교육당국이 관심을 가지며 얽히고설킨 실타래가 하나둘 풀려나갔다. 국민 청원 이후에도 친구들은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펼치며 이란 출신인 A 친구의 난민 인정 운동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친구들의 진심 어린 노력 덕분일까. 지난 19일 서울시교육청이 "이란 출신의 중학생이 법무부 서울출입국·외국인청으로부터 난민 지위를 부여받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K 학생을 비롯해 A 학생의 친구들은 난민 신분 인정을 크게 환영하며 입장문을 공개했다.

A 학생이 재학 중인 O중학교 학생회는 입장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친구가 받았던 상처를 치유하고 일상으로 돌아가 편안한 삶을 누리기를 소망한다. 이란 친구뿐 아니라 그를 돕는 우리 학생들 모두 같은 이유로 잊히기를 원한다"며, "다만, 여전히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 많은 사람을 기억했으면 한다. 특별히 팍팍하고 각박한 우리 사회에 던지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위대한 첫 발자국인 탓에, 여전히 세상의 어둠 속에서 빛을 찾고 있는 이름 없는 사람들이 의지할 희망의 한 사례가 되는 탓에 이번 일련(난민인정)의 과정은 기억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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