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교사들의 부르짖음1

[ 특별기고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8년 10월 23일(화) 15:07
현재 중국에서는 중국교회가 핍박받고 있으며, 한국교회의 중국에 끼치는 영향력을 차단하는 일환으로 '한국선교사 대추방'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거주 한국선교사는 속수무책으로 자발/비자발 철수가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 드러난 공산당 내부문건에 의하면, 각 성(省)과 지방에 '한국기독교의 침투를 저지'하고 '교회를 통제'하는 대응책을 구축할 것을 요구하는가 하면, 한국기독교대응팀이 구성되어 체계적으로 한국인선교사들을 색출하는 것을 볼 수 있다.

9월부터 시작된 대추방으로 우리 교단 PCK소속 중국선교사만 하더라도 15가정이 비자발적 혹은 추방과정 속에 자발적 철수를 해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자발적 철수라고 해도 입국거부가 예견되는 상황에서의 철수이다. 어떤 이는 이틀 만에, 어떤 이는 5일 만에 급하게 삶의 터전을 정리하고 나왔기 때문에, 그 충격은 시간이 갈수록 당황과 허탈, 분노와 좌절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며칠 전 이번에 철수한 몇 가정이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어떤 분은 추방되어지는 상황에서도 그곳 사역의 현장이 있기에 삶의 터전을 정리하지 못하고 나왔고, 여전히 그곳에 마음이 가 있기 때문에 꼭 다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고 있다고 했다. 벌써 한달 반이 지났는데도 말이다. 또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중국이야기가 나왔고, 우리는 서로를 질책하며 "이제 중국은 잊기로 했잖느냐"며 가슴에 흐르는 눈물을 삼켜야만 했다. 십 수년간 혹은 수년간 젊음을 바치면서 중국사람처럼 살고, 중국을 사랑하고 중국에서 뼈를 묻고 싶은 마음으로 살아온 우리 선교사들은 삶의 터전, 사역의 터전을 포함한 모든 것을 잃고 파산한 심정으로 갈피를 못잡고 있는 형편이다.

게다가 한국으로 철수는 하였지만 거주할 곳이 마땅치 않다. 몇 개 안되는 게스트룸의 한계성(거주기간 한정), 이미 철수한 중국선교사들의 누적으로 인한 게스트룸 부족, 가족들 집의 더부살이로 인한 가족들을 향한 미안함은 심적인 피곤을 가중시키고, 패배자가 느끼는 수치감과 자괴감에 눈물을 훔치게 된다. 또한 한국교회는 이러한 형편에 있는 중국선교사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배려해주기는커녕,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생활비와 사역비 중단소식을 접할 때면 그나마 버티던 다리가 풀려버리고 만다. 그동안 비공개지역인 중국에서 자신의 본명으로 불리지도 못하고 가명으로 살면서, 가슴졸이며 선교사명을 감당하였던 중국선교사들이 갑작스런 철수도 견디기 힘든데, 한국교회와 주변인들의 외면은 오직 하나님께 부르짖음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게 된다.

중국을 철수한 선교사의 한사람으로서 중국선교사들의 부르짖음에 한국교회가 귀기울여주시기를 요청드리고 싶다. 중국선교사는 울고 있다. 어떤 분은 소리내어 울고, 더 많은 분들은 숨죽이며 흐느끼고 있다. 뭘 잘못했다고 뭘 실패했다고 뭘 부끄럽다고 얼굴조차 못드는 꼴이 되었는가?! 한국교회에 간절히 호소한다. 오늘날의 중국교회는 한국교회가 보낸 중국선교사들의 눈물과 땀과 헌신으로 부흥했다. 하나님은 아신다. 그리고 한국교회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따스한 손을 내밀어 중국선교사들의 부르짖음에 응답하고 눈물을 닦아 주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이 글을 한국교회에 올린다.



조사라 목사/총회파송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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