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길을 멋지게 걷고 있는 귀한 사람

김성주 원장
2018년 10월 22일(월) 09:59
아침 햇살을 따스함으로 느끼는 출근길, 방긋웃는 코스모스와 반갑게 아침인사를 나누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요셉의집 입구의 논에는 어느새 황금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농부들이 익숙한 몸짓으로 곡식단을 다금고 돌보며 추수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이 사이 작은 길을 걸어서 아침산책을 나선 우리 요셉의집 가족들이 흔들거리는 들풀을 쳐다본다. 그들이 "꽃이 추운가봐"라며서 붙잡아 주고 활짝 웃는 모습에 함께 웃어본다. 이렇듯 삶속에도 서로에게 농부처럼 다듬고 돌보는 순간들이 많이 있음을 묵상한다.

요셉의 집에 거주하는 장애인과 가장 가까이 있는 생활재활교사가 반드시 숙지해야 하는 것이 '개인별 케어지침서'이다. 그것은 개인별 복용약, 식사 특징, 착탈의 특징, 기상 및 취침 버릇 등 거주 장애인들이 평안한 삶을 살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본적이고 중요한 정보가 구체적으로 설명 되어 있는 자료이다.

이 자료가 품고 있는 다양한 정보는 한사람의 삶을 돌보는데 있어 중요한 지도가 된다. 때문에 이 지도를 얼마나 숙지하고 있으며, 어떻게 해석하느냐 등의 자세와 능력이 생활재활교사에게 중요하다. 한 생활재활교사가 벙글거리며 웃고 있기에 이유를 물었더니 케어지침서를 연2회 새로운 버전으로 정리해 놓는데, 홍길동 거주 장애인의 식사방법이 '전적 지원'에서 '부분 지원'으로 바꿔놓았다고 하였다. 숟가락 사용이 전혀 안되었는데 2년 넘게 매 식사때 마다 숟가락을 함께 붙잡고 익히도록 지원하였다. 이제 조금씩 숟가락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김선비 거주장애인은 컵을 잡고 물을 마시는 것을 이루고 있다며 하늘을 날 것 같다고 말하고 있었다.

'care'라는 단어가 다양한 영역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를 사전에서 찾으면 '돌봄', '보살핌'이라고 나온다. '돌봄'이라는 한글단어를 검색하면 연관검색어에 '배려', '관심' 단어가 나오며, '보살핌'은 '세심한', '정성'이 나온다. 즉 'care'는 '관심을 갖고 상대를 배려하며 세심하게 정성을 담아 보살피는 자세'를 품고 있다고 정리해 볼 수 있다.

우리는 숟가락 사용이 보편적 기능이라고 생각하며 무심결에 생활한다. 그러나 이것이 누군가의 삶에는 아주 중요한 능력이 되어 삶의 질을 높이는 '케어'를 통해 이루어진다. 아주 작은 변화, 한 걸음 내딛는 정도에 기뻐하는 후배 사회복지사의 미소가 너무도 사랑스럽게 다가왔다. "그대는 한 사람의 삶을 케어해주는 멋진 길을 잘 걷고 있다"면서 손잡아 주었다. 문득 시편 8편 4절과 144편 3절에서 하나님의 보살핌과 돌보심을 'care'로 번역되어 있음이 생각났다.

뉴스는 특별한 것이 전해지는 기능의 프로그램이다. 요즈음 뉴스에 사회복지시설 화면에 자주 나온다. 우리 요셉의집과 같은 장애인거주시설의 인력배치는 2001년도에 세운 기준대로여서 사회복지사 1명이 8시간동안 8명의 장애인과 생활해야하는 현실이다. 8명을 식사, 위생, 잠자리 등 일상생활 케어만 해도 8개의 팔을 가진 슈퍼맨을 원하는 현장이다. 하지만 뉴스 화면 밖에는 이 순간에도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케어' 현장에 있는 사회복지사들이 땀흘리고 애쓰고 있음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김성주 원장/요셉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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