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백성을 위로하는 교회로 거듭납시다

[ 논설위원칼럼 ]

유갑준 목사
2018년 10월 15일(월) 08:48
내 백성을 위로하는 교회로 거듭납시다



승부의 세계에서 울고 웃는 운동선수에게 예외 없이 찾아오는 것이 슬럼프이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슬럼프를 겪지 않은 선수는 없다. 그렇게 잘하던 선수가 하루아침에 성적이 곤두박질하고 자신감이 없어지며 열정이 사라진다. 그동안 즐겁게 하던 운동이 고통으로 변한다. 또한 슬럼프에 빠져있는 선수를 지켜보는 관중 역시 고통스럽다.

그런데 이런 슬럼프를 극복하려면 운동선수는 원점으로 돌아가서 맨 처음 운동을 시작했던 기본자세부터 다시 가다듬어야 한다. 골프 선수 같으면 골프채를 손에 쥐는 것부터 시작해서 스윙하는 자세, 퍼팅하는 것, 심지어는 마음자세까지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그래야만 슬럼프에서 벗어날 수 있고, 이후 좋은 성적을 낼 수 가 있다.

슬럼프에 빠진 선수들은 자신들은 잘 의식하지 못하지만 한결같이 자세가 잘못돼있음을 보게 된다. 잘못된 자세를 바로 고치지 않고서는 결코 좋은 기량을 보일 수가 없다. 아니 잘못된 자세로 계속 훈련하다보면 오히려 더 나쁜 습성이 생겨서 더 고치기 어려워지고, 더 깊은 슬럼프에 빠지게 된다.

필자가 중고등학교 다닐 때 음악선생님이 말씀하기를 잘못된 음을 바로 고치지 않고 노래를 부르면 바른 노래를 부를 수 없다고 했다. 50번 틀리게 노래를 불렀으면 50번 이상 바른 음으로 교정해서 불러야 노래를 바로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잘못되게 열심히 하는 것보다 바르게 한 번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이치다.

슬럼프는 달리 찾아온 것이 아니다. 운동선수가 운동을 하는 가운데 몸의 자세가 달라지고 마음가짐이 흐트러질 때 찾아오는 것이다. 그래서 운동선수가 슬럼프에 빠지면 겸손하게 운동을 시작했던 원점으로 돌아가서 몸과 마음의 자세를 바로 세워야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다.

오늘 한국교회의 모습을 운동선수에 빗대어 본다면 슬럼프에 빠진 것은 아닐까한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의 한국교회는 단순한 슬럼프에 빠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것은 시간만 지나면 해결될 수 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풍전등화와 같이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이다. 무언가 확실한 대책을 세워서 바르게 대처하지 않으면 지역사회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는 최고의 위기상황이다.

과거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법도를 떠나 범죄해서 고난의 자리에 빠지면 예언자들은 분연히 일어나 그들의 신앙의 원점인 시내산의 자리로 돌아가서 그들의 죄악을 돌이키라고 외쳤다. "너희가 자기를 위하여 공의를 심고 인애를 거두라. 너희 묵은 땅을 기경하라. 지금이 곧 여호와를 찾을 때니 마침내 여호와께서 오사 공의를 비처럼 너희에게 내리시리라."(호10:12)

최근 우리 교단이 세습이나 재판문제 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그러나 깊이 생각해보면 오늘 우리가 안고 있는 수많은 문제가 비단 특정 몇몇 교회의 문제라고 할 수 있겠는가? 우리 모두의 문제요 우리 모두가 책임감을 가지고 함께 풀어야 할 과제가 아니겠는가? 오늘 우리 사회에 일고 있는 반기독교 정서는 무시할 수 없는 거대한 힘으로 밀려오고 있으며 교회와 지도자와 성도들 모두에게 보다 더 영적으로 숭고한 삶을 살라고 하는 채찍으로 여겨진다.

오늘의 한국교회가 땅에 떨어진 명예와 신뢰를 회복하고 영적으로 바로 서려면 보다 근본적으로 믿는 사람이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사랑하며 서로 나눔의 삶을 실천했던 모범적인 초대교회로 돌아가야 한다. 더 근원적으로는 우리 주님께서 하늘 영광을 버리고 이 땅에 찾아오셔서 천국복음을 전하시고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시며 각종 질병으로 고통받고 소외당한 사람들을 사랑으로 품어주셨던 메시야의 사역을 묵묵히 실천하면서 교회의 본질과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오늘 우리들에게 말씀하신다. "너희는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 … 너희는 광야에서 여호와의 길을 예비하라. 사막에서 우리 하나님의 대로를 평탄하게 하라."(사40:1-3)



유갑준목사/광주송정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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