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앞장서서 통일 시대를 열어간다

[ 연중기획 ] 열려라 통일시대1-서론:한국교회가 준비해 온 평화통일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8년 10월 12일(금) 10:55
지금으로부터 28년전인 1990년 10월, 독일에서 일어난 사건은 우리 민족에게는 충격임과 동시에 그림의 떡과 같으면서도 한줄기 희망이었다. 언론들은 "독일이 성대한 통일 선포식을 가졌다"고 앞다투어 보도했다. 당시 독일 대통령 바이체커는 통일 기념사를 통해 "통일은 우리의 근본이며 여기에는 우리의 자주권과 신에 대한 책임이 있다" 고 흥분하며 독일 통일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독일의 통일로 우리 나라 한반도는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게됐다. 당연이 우리 민족은 독일의 통일이 부러움의 대상이 됐고, 통일에 대한 열망을 키워가는 새로운 출발점이 됐다. 이러한 민족의 열망은 1990년대 이후 국내에서 '평화통일'은 각종 세미나와 모임의 중요한 주제로 자리잡았으며, 군사정권에서 민간 정부로 정치권의 분위기가 전환되면서 더욱더 평화와 통일에 대한 분위기가 무르익어 갔다. 급기야 김대중 대통령에 이어 다음 정권인 노무현 대통령이 잇따라 북한을 방문해 남북정상 회담을 가지면서 평화통일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들어선 정권에 의해 차단된 남북관계는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가 남북을 연결하는 개성공단 마져 2016년 2월에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이어 북한의 잇따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실험으로 인해 한반도의 분위기는 꽁꽁 얼어붙게됐다. 이로인해 국제사회는 한반도의 상황을 주시하면서 북한을 옥죄이는 정책을 잇따라 발표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2018년을 시작하는 시점까지 이어져 한반도는 말 그대로 일촉즉발의 초긴장 상태로 치닫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2018년 신년사와 남북고위급 회담,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 참여와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으로 물꼬가 트이기 시작한 남북관계는, 급기야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 판문점선언을 발표하고, 이어서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경색되었던 한반도 분위기가 급반전 대화와 화해 평화의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기까지 오는 과정과 현재의 상황은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기까지는 쉽지않음을 실감하게 된다. 앞으로 넘어야 할 고비가 험난함을 예고한다.

국가적 차원의 평화통일 노력은 1990년대 이후에 서서히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이 때만해도 정치권에서 '통일'을 국시로 삼아야한다는 목소리가 받아들여 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1980년까지만 해도 통일을 이야기 한다는 것 자체가 금기시 되어 왔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고 평화통일을 주요한 논제로 삼았던 곳이 바로 기독교계이다. 한국교회의 평화통일운동은 1980년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2년 9월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산하에 통일문제연구원 운영위원회가 조직됐으며,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또한 1986년 1월에 '북한선교와 통일정책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9월에는 북한전도 대책과 통일 문제에 대한 교단의 입장을 밝히는 내용을 담은 '대한예수교장로회 신앙고백서'가 채택되기도 했다. 고백서에는 "우리는 분단된 조국이 그대로 계속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 아니며, 하나님은 하나가 될 것을 원하시고 계심을 믿는다. <중략> 모든 원수 관계를 없게하고 화해의 대업을 성취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우리도 민족을 신앙과 자유의 토대 위에서 화해하고 이 땅 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사명을 다해야 한다"고 고백했다.

이같이 평화통일에 대한 열망을 신앙으로 고백해 온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3가지 방향에서 평화통일을 준비해 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첫째는 평화통일과 관련한 정책을 세우는 일이다. 평화통일의 중요성을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로 확산해 나가는 활동이다. 이는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함께 한반도 평화를 위해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남북 교회뿐만 아니라 세계교회도 이에 합세해 세계교회협의회(WCC) 등 에큐메니칼 기구를 중심으로 한반도 평화 문제를 논의하고 세계 교회로 확산해 왔다.

두번째는 북한 주민과의 나눔실천이다. 특히 1995년이후 북한의 홍수피해가 커지면서 한국교회는 북한 주민을 지원하는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시행해 왔다. 기관과 교단별로 북한에 빵공장을 세워 지원하고, 온실을 설치해 신선한 야채를 공급하는 사업까지 진행했다. 또 중단기 계획을 세워 씨감자, 농사 기술 전수 , 농기계 지원 등도 진행해 왔다. 나눔운동은 개별적으로 이루어 지기도 했지만 한국교회의 대북 창구를 단일화 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교파와 기독 단체들이 함께 참여하는 남북나눔운동본부이 세워지기도 했다. 특히 북한에 대한 지원사업은 북한의 봉수교회를 재건축하는 사업으로까지 이어졌다.

세번째는 북한 교회 재건 운동이다. 기독교 보수 단체를 중심으로 진행해온 이 사업은 분단 이전에 북한지역에 세워진 교회를 복원하자는 차원에서 시작됐다. 이와 함께 통일 기금을 마련하자는 활동도 일어났다.

평화통일에 대한 기대는 다양한 형태의 기도운동으로도 이어졌다. 한반도 평화를 향한 물꼬가 열리기 시작한 평창동계올림픽과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을 앞두고 예장 총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본보와 함께 전국적으로 기도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이제 서서히 달아 오르기 시작한 한반도 평화통일 과제가 뚝이 무너지듯 언제 우리 앞에 다가올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본보는 이러한 평화와 통일의 때를 희망하며 2018년 연중기획 3번째로 '열려라 통일시대'를 기획했다. 특히 이번 기획은 강남노회 소망교회(김지철 목사 시무)의 후원으로 진행되며, 김지철 목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한반도평화통일연구원(원장:윤덕룡)과 협력해서 진행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진행해온 평화통일운동을 통해 한국교회가 열어갈 통일시대를 전망하고, 이 속에서 교회가 감당해야할 역할을 모색해 나가는 기획이다. 특히 이번 기획은 2018년에 들어서면서 열린 한반도 평화 정착의 가능성이 2019년에도 지속해서 이어지기를 기대하며 2019년 1월까지 기획을 이어갈 예정이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

박만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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