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마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 목양칼럼 ]

김진 목사
2018년 10월 12일(금) 10:40
필자는 현재 교회에 시무한 지난 3년 동안 매년 빠지지 않고 참석한 모임이 있다. 바로 동네에 있는 작은 중학교의 졸업식이다.

처음 교회에 부임했을 때 논곡중학교에서 연락이 왔다. 00일에 학교 졸업식이 있는데, 꼭 참석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아직 젊기에 그런 곳에 참석하는 것이 필자로서는 참 부담스럽고 어색한 일이었다. 하지만 우리교회에서 매년 졸업생 2명에게 지급하는 장학금을 직접 전달해 달라는 요청이어서 거절하기 어려웠다. 처음이자 마지막이려니 하고 졸업식에 참석했는데, 막상 가보니 여러 안면이 있는 분들이 필자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고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참석했다. 동네 농협지점장, 신협조합장, 동장, 적십자회와 어머니회 임원, 그 밖에도 지역발전위원회, 체육회, 시의원과 도의원, 심지어는 조기축구회에서도 장학금 전달을 위해 참석해 있었다.

졸업식에서 교장선생님은 학교를 방문한 후원자들에게 짧은 인사말을 전했다. 지금까지 교장으로 많은 학교에서 일했지만, 목감동만큼 지역 공동체의 유대관계가 끈끈한(?) 곳을 본 적이 없다는 얘기였다. 다른 중학교 졸업식에도 장학금을 전달하는 시간이 있지만, 이곳처럼 많은 후원자들이 참석하는 학교는 본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얼추 둘러보기에도 대략 15~16명 정도의 지역 유지들이 참석한 것 같았다.

순간 마음 속에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후원금을 전달한 것은 아니지만, 지역에서 교회가 마땅히 감당해야 할 일을 하고있다는 사실에 감사한 생각이 들었다. 장학금 수혜자 중엔 우리교회 학생도 있었다. 얼마나 기쁘고 대견하던지. 아마 그 학생도 자신의 학교 졸업식에서 담임목사가 장학금을 전달하는 모습이 자랑스러웠을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 교회는 단순히 교회 안에서 교인들끼리의 교제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마을 안에 있는 다양한 행사에서 마을의 한 구성원으로서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해야 할 것이다.

비록 필자가 섬기는 교회가 속한 목감동이라는 동네가 작은 마을이기는 하지만, 마을에 있는 작은 공동체들이 지역에서 배우고 자라나는 미래의 꿈나무들을 위해 조금씩 장학금을 마련해 전달하는 장면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이런 마을에서 목회한다는 것이 새삼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앞으로 목감이라는 마을을 더 사랑할 것만 같다. 이런 모습이 앞으로도 변함없이 계속되길 기도해 본다.

김진 목사 / 수인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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