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과 책으로 소외계층 돕는 청년들

[ 청년예수 ] 리드어스, '한 권의 책이 한 생각을 살린다'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18년 10월 10일(수) 10:00
'한 권의 책이 한 명의 생각을 살립니다.' 중고책을 후원받아 재판매하며 소년소녀가장 한부모가정 등의 소외계층 어린이들에게 독서지도와 진로교육을 하는 청년들이 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책'으로 복음을 전하겠다고 나선 청년들은 양적 규모에 구애받지 않고 오직 한 영혼을 제대로 사랑하겠다고 결심했다. 아이들을 만나며 바른 정서와 신앙이 안정적으로 자리잡힐 수 있도록 교육해온지 벌써 3년째, 책과 아이들을 사랑한 청년들의 이야기 리드어스(대표:안용재, READ US)를 소개한다.

2015년 7월, 20대 청년들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리드어스를 시작했다. 소외계층 아이들이 국가에서 음식이나 옷 등을 지원받지만, 그들이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교육받을 기회가 부족하다는 점을 파악해 무료로 독서지도를 하기로 했다. 리드어스는 매주 4~6명으로 이루어진 소그룹 형태로 아이들을 만나며, 성경학교를 열고 직업체험 진로검사 성격유형검사 등 진로교육을 진행한다.

"단지 복음만 전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과 함께 그들에게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함께 주고 싶었다"는 리드어스 대표 안용재 청년(28세)은 리드어스를 시작하기로 결심한 날을 회상했다. "소외계층 아이들이 교회에서 거절받는 모습을 봤다. 어릴적부터 가정내 성추행을 겪은 아이들, 상처와 트라우마로 생긴 도벽 등 원활한 사회생활을 하는데 문제가 생긴 아이들에게 교회에서도 그만 왔으면 좋겠다고 거절한 것을 듣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 교회는 단지 건물이 아니고 사람들을 초청만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수님처럼 교회 밖으로 나가는 사역자가 되고 싶었다."

사실 안용재 대표는 현재 신학대학원을 휴학생이다. 주말엔 안산에 위치한 다드림교회에서 전도사로 시무하고 있다. 안산 YFC에서 7년간 사역한 안용재 대표는 소외계층 어린이를 돕기 위해 사회적 기업 모델을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교단체가 후원에 의존하다보면 온전히 선교의 본질을 살리지 못하거나 정말로 필요한 사역을 놓치게 되는 경우도 있어 후원에 의지하지 않는 선교단체로 사회적 기업 모델을 구상했다"며, "초기 수익 창출 방안을 고민했는데 독서지도를 하는 단체이니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중고책의 기부자와 구입자들이 사역에 동참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했다"고 리드어스의 사역 과정을 말했다.

안용재 대표의 이러한 뜻을 공감한 동료들이 모여서 '리드어스'가 결성됐다. 초기 2명으로 시작한 리드어스는 중간에 팀원 변경도 있었지만 현재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총 6명, 모두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청년들이다. 이들은 '아이들이 건강한 어른으로 자라는 것'을 목표로 책을 후원받아 되팔고 아이들이 꿈을 갖고 미래를 그려나가도록 돕고 있다. 리드어스는 매주 수요일 그룹홈 아이들 4~6명, 화요일 금요일엔 지역아동센터 5~6명의 아이들을 만난다. 또 올해 3월부터는 15명의 청소년 아이들과 '그루공동체'를 만들어 매주 목요일 예배를 갖고, 화요일마다 여행학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리드어스가 만나는 아이들의 숫자만 보면 사역의 크기가 작다고 지레짐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리드어스의 꾸준함과 성실함을 보면 그 깊이를 느낄 수 있다. '한 영혼 사랑'을 목표로 나섰던 청년들인 만큼 리드어스는 2015년 시작부터 만난 아이들을 3년째 매주 만나왔다. 처음 만날 당시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던 학생들이 이젠 고학년이 되어 몸집도 눈에 띄게 커졌다. 리드어스는 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해 그룹홈을 나갈 때까지 함께할 계획이다.

꾸준함을 놓지 않기로 다짐한 안용재 대표는 아이들에게 꾸준하게 사랑한다는 것을 보여주면 변화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3년 동안 아이들에게 생긴 변화에 대해 안 대표는 "교육이란 단기간에 열매를 볼 수 있지 않다. 이제 아이들과의 스킨십 자연스러워졌는데, 이들이 마음의 문을 열어준 것 자체가 기적이다"며, "이는 복음을 심을 수 있는 통로가 열리는 것이고, 리드어스가 추구하는 것은 이 관계를 통해, 아이들이 진짜 아버지(하나님)을 알게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리드어스 단체의 몸집이 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안용재 대표는 "한 곳에 모여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흩어지는 싸움을 계속하고 싶다. 교육 받은 친구들이 사회에 나가 무언가를 하며, 리드어스의 가치를 보고 지원해주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어느 곳에서든 가치를 흘려보낼 수 있는 단체가 돼 한 영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많아지길 소망한다"며, 리드어스의 앞으로의 미래를 말했다.



# 리드어스 대표 안용재 전도사 인터뷰

"아이들이 직접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한 영혼을 제대로 사랑하고, 그들이 자신의 친구들을 사랑하는 그런 과정을 보고 싶습니다."

리드어스 대표 안용재 전도사는 한국교회의 다음세대와 관련해 양적인 성장과 한 영혼 사랑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교회에 다음세대가 없다는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는데, 이 의미가 양적인 것만이라면 슬픈 이야기다"라며, "이 문제는 교회가 양적 성장만을 추구한 폐해가 아닐까 생각된다"며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그는 "교회가 한 영혼을 정말 많이 사랑하는 것부터 되돌아가야 한다. 소수의 아이들이 정말 사랑받고 예수님의 사람으로서 성장하는 것이 부흥이다"라며, "사람이 많이 모였다고 예수님이 칭찬한 적이 없고, 주로 소외된 자를 찾아가는 것이 예수님의 관심사였듯이, 양적인 성장도 중요하지만 한 영혼 사랑에도 큰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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