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1년간 방학 갖고, 자아 발견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청소년들의 '쉼'에 대한 연구… '꽃다운친구들' 종단연구 중 1차 보고 발표회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8년 10월 01일(월) 11:31
지난 9월 29일 공공그라운드에서 열린 '꽃다운친구들 연구 프로젝트 1차 보고 발표회'.
한국 교육계에도 '언스쿨링(unschooling)'의 시도가 이뤄지는 가운데,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소장:박상진)가 지난 9월 29일 청소년들의 '쉼'에 대한 연구발표를 진행했다.

언스쿨링이란 전통적으로 학교 다니기를 멈추고, 1년 동안 쉼과 노작, 여행, 진로탐색 등을 통해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의미 있는 경험을 하도록 돕는 교육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외국 사례로는 덴마크의 애프터스쿨,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 영국의 갭이어 등을 들 수 있다. 한국에서는 서울시교육청이 주도하는 오디세이학교, 민간차원의 꿈틀리인생학교, 꽃다운친구들 등이 그러한 시도들이다.

이날 발표회는 중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1년 동안 방학을 갖고 스스로를 발견하는 프로그램인 '꽃다운친구들'의 종단연구 중 1차 보고로 진행됐다.

소장 박상진 교수(장신대)는 "언스쿨링이 시도단계에 있기 때문에 성과를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오늘날 기존 교육에 중요한 도전을 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입시위주의 교육 속에서 내가 누군지를 생각할 여유조차 없는 청소년들에게 스스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공간을 갖도록 돕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교육의 기회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종단연구는 또 공교육이 어떻게 본질을 회복해야 할지 방향을 제시하는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하나의 스쿨링이 되어 버린 교회교육에 대해서도 무엇이 진정한 기독교교육인지를 깨닫게 하는 연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쉼의 교육적 의미에 대해 고찰한 강영택 교수(우석대학교)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삶의 만족도가 OECD 회원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조사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중요한 이유 중 한 가지로 '쉼의 결핍'을 꼽았다. 강 교수는 "독일의 철학자인 조셉 피이퍼에 따르면 쉼은 다른 무엇을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경험되어야 할 삶의 중요한 본질이다"라면서, "쉼을 충분히 향유할 때 인간은 비로소 기능적 존재로서의 자아를 넘어서 총체적 존재로서 인간다움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가의 핵심인 평정과 관조, 몰입의 태도가 학습 유무와 관계없이 학생들에게 갖춰질 때 쉼은 교육적 의미를 맘껏 발산 할 것"이라며, "쉼이 주는 풍성한 경험이 1년간 방학을 가진 꽃다운친구들 내부적으로 확인된다면 이러한 전과정을 체계화하여 우리 사회와 공유하고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덴마크의 애프터스쿨은 1815년 의무교육이 가정 공동체에 개입하여 부모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여 시민들이 독자적인 교육기관을 설립·운영한 것으로부터 시작됐으며, 국내의 오디세이학교는 기존 입시경쟁 교육을 벗어나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진로를 개척할 수 있는 역량과 시민의식을 함양하는 것을 목표로 2015년 문을 열었다.

2016년부터 시작된 꽃다운친구들(대표:이수진)은 16~17세의 청소년들이 1년 간 주2회 모임을 가지면서 자기탐구, 봉사활동, 여행유희, 관계형성 등의 활동을 해나가는 프로그램이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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