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대북사업

[ 기자수첩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8년 10월 01일(월) 11:02
남북의 화해 분위기 속에 교단과 기독교 NGO들이 참여하는 남북교류협력단이 구성되는 등 한국교회의 대북사업 준비가 본격화 됐다. 특별히 올해는 대한예수교장로회가 중심이 돼 낡은 봉수교회를 헐고 재건축한지 10년을 맞는 해다. 봉수교회의 재건축은 당시 남선교회전국연합회가 '100년이 지나도 끄떡없는 교회를 세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조선그리스도교연맹에 전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장은 공사 시작 전에도 이미 평양 제1, 2온실을 건축하고 양수기를 보내는 등 북한교회의 자립을 도왔으며, 평양신학원 건축에도 앞장섰다. 2002년엔 본보가 교회들의 헌금을 모아 교회 보수용 페인트를 북한에 전달하기도 했다. 2005년엔 광복 60주년을 맞아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금강산 기도회를 공동개최하는데 기여했으며, 2007년엔 북한 동포들의 인권보호를 호소하는 선언문을 발표하는 등 항상 북한선교에 중심에 서 있었다.

예장이 남북한선교통일위원회의 전신인 이북교회대책위원회를 설치한 것은 1970년 제55회 총회에서 였다. 제56회 총회에선 위원회를 상설기구로 전환해 통일이 될 때까지 운영하기로 했으며, 이후 수차례의 명칭 변경과 업무 확대를 거쳐 1996년부턴 교단의 대북업무를 총괄시켰지만, 북한 핵실험으로 교류가 중단되면서 한 동안 국내 활동에만 전념해 왔다.

과거 대북지원에 가장 많은 힘을 쏟았던 남선교회전국연합회는 최근 전회장 김용덕 장로(굿타이딩스 이사장)를 초청, 북한선교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평생 북한선교에 앞장섰던 김 장로는 "대북사업의 주도권은 상호 신뢰의 유무에 달렸다"고 강조하며, 북한과 중국을 수도 없이 오가며 쌓은 신뢰가 잊혀져가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과거 교단의 대북사업을 이끌었던 리더들은 이제 대부분 일선을 떠났다. 사업의 재개 못지않게 '이들이 쌓았던 신뢰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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