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학적 관점에서 본 영적 부흥과 민족의 동반자

[ 9,10월특집 ] 103회 총회주제 해설 5

주승중 목사
2018년 10월 01일(월) 21:02
예배학적 관점에서 본 영적 부흥과 민족의 동반자



1. 들어가는 말

예배는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리는 응답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사랑과 은혜가 너무나 놀랍기에 우리는 그 앞에 설 때마다 그 분께만 최고의 가치를 돌려 드리면서 감사와 감격으로 영광을 드리는데, 이것이 바로 예배(worship)이다. 그런데 언제 부터인가 한국교회의 예배의 현장에서 이 고귀한 예배가 변질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소위 '예배전쟁'(worship war)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예배가 목회현장에서 사람을 불러 모으기 위한 수단이 된 것이다. 즉 예배가 양적 성장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된 것이다.

예배가 이렇게 예배의 본질을 잃어버리고 변질되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 교회는 쇠락하고 만다. 종교개혁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가? 그것은 예배의 타락으로 인한 교회의 변질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종교개혁은 바로 예배개혁 운동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예배의 회복이 교회의 영적 부흥에 가장 밀접한 관계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다.



2. 예배의 회복과 교회의 영적 부흥

우리는 예배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리는 행위인 본래적인 예배(worship)를 회복해야 한다. 그리할 때 한국교회는 다시 한 번 진정한 영적 부흥과 더불어 우리 민족을 위한 동반자로 나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3. 종교개혁가 장 칼뱅의 예배관

칼뱅은 예배의 회복과 관련하여 성경이 가르치는 예배의 순수성을 되찾는데 그 목표를 두었다. 그래서 그는 계속해서 예배의 모든 부분을 성경에 의해 검토하며 바로 잡으려고 노력하였다. 그는 예배의 모든 순서는 성경의 가르침에서 그 정당성을 찾아야 하며, 따라서 성경이 지시하지 않는 예배의 형태는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물론 이것은 예배의 모든 순서가 성경에 다 명시되어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칼뱅은 "주께서 진정한 의의 골자 전체와 그의 위엄 앞에 드리는 예배의 모든 국면과 구원에 필요한 모든 것을 그의 거룩한 말씀에 충실히 포함시키며 분명히 표현하셨다"고 주장하면서, 예배의 모든 순서는 성경의 가르침에서 그 정당성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칼뱅은 하나님께 참된 예배를 드리기 위한 합법적인 순서로서 "말씀의 선포"를 그 첫 번째로 지적한다. 그 다음에 칼뱅은 행전 2장 42절을 근거로 말씀 선포와 함께 '보이는 말씀'인 성찬이 또 하나의 예배의 핵심적인 요소임을 강조한다. 칼뱅은 기도를 하나님과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신뢰의 열매라고 생각하며, 결과적으로 예배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 것이다. 칼뱅은 기도에는 말로 하는 기도와 노래로 부르는 기도가 있음을 구분하면서 찬송을 기도의 범주에 포함시킨다. 마지막으로 칼뱅은 예배의 중요한 요소로서 설교, 성찬 그리고 기도와 더불어 '친교' 혹은 '구제'를 네 번째 요소로 포함시킨다.



4. 칼뱅의 예배관에 근거한 한국교회의 예배에 대한 진단

칼뱅이 주장한 바 예배의 가장 중요한 4가지 요소와 관련하여 바라볼 때 한국교회의 예배의 현장은 어떠한가?

첫째로, 그 동안 한국교회의 예배 현장에서 선포되었고, 진행되어온 설교사역을 진단해 볼 때, 가장 심각한 문제는 교회의 설교가 물량주의와 성공주의를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설교자들은 흥미 위주로 회중들이 듣기에 부담 없는 설교를 하려고 애쓰게 된다. 이것은 분명히 강단의 타락이요, 오염이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위기가 바로 여기에 있다.

둘째로, 성례전의 상실이다. 그 중에서도 특별히 성찬 성례전의 상실은 심각한 문제이다. 우리가 하나님께 참된 예배를 드릴 때, 성령께서는 설교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그리고 성만찬을 통하여 그 말씀을 확인하며, 말씀에 대한 믿음을 인치고 우리들을 그리스도와의 연합으로 이끄신다. 따라서 성만찬은 "보이는 하나님의 말씀"(어거스틴)으로서 너무나도 중요한 예배의 본질적인 요소이다. 그런데 이 중요한 성만찬을 한국교회는 처음부터 잃어버렸고, 지금도 우리는 성례전은 매우 빈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

셋째로, 한국교회의 예배는 기도와 관련해서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칼뱅이 표현한 바 노래로 부르는 기도, 즉 예배 찬양의 문제이다. 언제부터인가 한국교회 예배의 현장에 찬송가가 불려지기 보다는 복음송가가 더 많이 불려지기 시작하였고, 특히 1990년대 이후에는 한국교회 예배의 현장에 소위 '경배와 찬양'이 매우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그리고 다양한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과 복음송가 등이 예배 시간에 불러지고 있다. 또한 한국교회가 예배의 현장에서 초대교회가 즐겨 불렀고, 칼뱅을 비롯한 종교 개혁가들이 회복하기를 원했던 시편 찬송을 잃어버린 것 또한 아쉬운 모습이다.

넷째로, 한국교회의 예배는 칼뱅이 지적한 바 교제와 구제를 통해서 이어지는 '삶을 통한 예배', '세상을 섬김을 통한 거룩한 산 예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예배 따로, 삶 따로!' 바로 이것이 문제다. 참된 예배는 그리스도인들이 그들의 삶 전체를 통하여 하나님께 어떻게 응답하는가에 달려 있다. 예배는 하나님을 향한 인간의 믿음과 행위를 통한 응답이기 때문이다.



5. 한국교회의 예배 회복을 위한 제안

한국교회의 예배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사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첫째로, 예배에 있어서 하나님의 말씀이 온전히 회복되어야 한다. 예배의 강단에서 하나님의 말씀만이 증언되고 바르게 선포되어야 하고, 복음만이 외쳐져야 한다.

둘째, 한국교회의 예배는 성찬 성례전의 회복을 이루어가야 한다. 칼뱅이 이미 지적하였고, 초대교회가 그랬듯이 교회의 예배는 말씀과 성찬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교회는 가장 중요한 예배의 한 본질적인 모습을 상실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 가지 제안을 하자면, 매우 중요한 교회의 절기, 즉 교회력을 따라 성찬 성례전이 집례된다면 매우 뜻있는 예배가 될 것이다. 교회력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사역, 수난, 죽으심, 부활, 영으로 임하심 그리고 재림 안에서 완성된 우리의 구원역사를 재년 재현하는 것"이다.

셋째, 한국교회의 예배는 바른 기도와 찬양의 회복이 계속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기도와 관련하여서는 칼뱅이 그렇게도 강조하였던 참회의 기도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난 후에 말씀에 대한 응답으로서 하는 중보적 기도(Prayer of Intercession/일명 목회기도) 등이 예배에 회복되어야 한다. 그리고 찬양과 관련해서는 초대교회가 즐겨 부르던 그러나 잃어버린 시편찬송을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한국교회의 예배는 교제와 구제를 통한 섬김(삶)으로서의 예배가 회복되어야 한다. 예배의 궁극적인 목적이 하나님께 합당한 영광을 돌리는 것이라면, 따라서 세상에서의 섬김과 순종의 삶은 결코 예배와 분리될 수 없다. 그러므로 예배는 항상 이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자세로 드려야 하고, 그리고 세상 속에서 섬기는 일은 곧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예배의 행위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신자들이 하나님께 드려야 할 영적 예배이다.



6. 나가는 말

우리는 예배의 회복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한국교회는 예배의 현장에서 사람을 기쁘게 하기 위하여 시도되는 어떤 형태의 예배도 거부해야 할 것이고, 하나님을 높이는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해 온 성도들이 하나님의 무한한 광휘(splendor)에 잠기는 예배, 온 성도들이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서 감격해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예배의 회복을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주승중 목사(주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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