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신자도 전도왕이 될 수 있다

[ 목양칼럼 ]

김진 목사
2018년 10월 05일(금) 14:03
얼마 전부터 보이지 않던 외제차가 교회 주차장에 세워져 있자, 이런 저런 얘기가 들려왔다. 주인에 대한 궁금증으로부터 외부인 주차에 대한 의견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졌고, 우리교회는 '외부인의 주차를 열린 마음으로 허용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로부터 며칠 후 교회 앞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던 분이 새가족으로 등록했는데, 바로 그 외제차의 주인이었다. 속으로 얼마나 다행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얼마 후 이발도 할겸 새가족이 운영하는 미용실을 방문했다. 필자는 너무 극진한 환대에 당황했고, 그 역시 자신이 등록한 교회의 담임목사가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은 예상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그 다음에 일어났다.

마침 염색 중이던 어르신이 계셔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 이 새가족이 어르신에게 하는 말이 그야말로 전도왕 수준이었다. 자신이 얼마 전부터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는 말을 어르신이 "나는 절에 다녀~"라고 받아치자 이에 질세라 "어머니, 저도 예전엔 절에 다녔고 교회는 처음이에요. 그런데 제가 다니는 교회 목사님이 너무나 좋아요. 손님들이 하도 칭찬을 해서 딱 한 번만 가려고 했는데, 가보니 너무 좋아서 계속 다니고 있어요. 어머니도 꼭 한 번 와보세요~"라고 답하는 것이 아닌가. 그야말로 노련한 전도대원이나 사용할만한 기술을 초신자가 능숙하게 써먹을 줄이야. 그러면서 앞으론 지역 어르신들이 염색을 하면 재료비만 받겠다는 파격제안도 덧붙였다. 일부 어르신들을 꺼려하는 미용실도 있다는데 그는 오히려 어르신들에게 더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선언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어르신도 "그렇지 않아도 전에 다니던 미용실은 불친절했어"하며, 다음엔 노인정 분들과 다함께 오겠다고 약속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 "나도 이번 기회에 교회나 나가볼까나"하시는 것이었다.

필자는 이 새가족의 모습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먼저 교회는 열린공동체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나와 우리만을 위해 교회가 존재한다면 결국 소중한 영혼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나와 다르고 익숙하지 않고 낯선 사람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는 곳이 교회가 아닐까. 그럴 때 생각지도 못한 천사같은 영혼을 만나게 되고, 또 그 사람을 통해 풍성한 전도의 열매가 맺힐지 누가 알겠는가?

김진 목사 / 수인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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