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류협력단, 평양방문이 출발점 될 것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이홍정 총무, '남북 종교인들의 평화회의 개최' 제안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8년 09월 21일(금) 23:14
2018 제3차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들과 백두산에서의 기념촬영.좌부터 이홍정 총무, 장상 목사.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김여정 제1부부장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은 이홍정 총무.
2018년 제3차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이홍정 목사가 2박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귀국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두 손을 맞잡으며 약속한 평화협정과 통일을 향한 따뜻한 현장에 참여한 이 목사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함께 세계교회와 더불어 희생적으로 전개해온 화해통일운동이 결실을 맺고 있다"며 감격했다.

특별히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발표된 평양공동선언이 "판문점공동선언의 이행을 위한 실천적 합의서"라고 평가하며, "판문점선언의 구체화를 위해 미국을 견인해 나가는 두 정상의 노력이 깊은 감동을 자아냈다"는 소감도 밝혔다.

또 이 목사는 "향후 남북교회의 교류는 한국교회남북교류협력단의 평양방문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하며, "봉수교회 리모델링을 포함해 봉수교회 빵 공장의 설비개선과 지속적인 가동을 준비하는 방문인 동시에 향후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의 사회봉사사업에 대한 중장기 목표들을 설정하고 계획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일문일답을 통해 이홍정 목사가 전하는 2018 평양 '3차 남북정상회담'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한다.



△남북정상회담 대통령 특별수행원 개신교 대표로 평양을 방문하셨습니다.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 1984년 도잔소회의 이후 지난 35년 동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함께 세계교회와 더불어 희생적으로 전개해온 화해통일운동이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 지난 세월 동안 민족화해와 평화통일에 참여해온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사회주의체제 아래서 기독교의 존재방식을 고뇌하며, 힘겨운 실천의 길을 모색해온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일꾼들에게 마음의 보상이 주어지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정권 교체 후 오랜만의 평양 방문이셨습니다. 과거와 비교해 달라진 점이 있습니까?

- 2014년 6월 도잔소회의 30주년을 기념하며 보세이에서 개최된 국제평화회의에 강명철 위원장이 처음 참여한 후 그 해 8.15를 즈음하여 평양을 방문하였습니다. 그 시절에도 평양의 변화는 이미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방문한 평양은 사회주의국가로서 북한이 지닌 잠재력을 충분히 증명했습니다. 다만 오랜 경제제재로 인해 삼지연에서 평양으로 오는 항공기 안에서 바란 본 북한 땅에 평양은 유일한 도시였습니다.



△ 방북 기간 중 기억에 남는 일정을 소개해주십시오.

- 삼지연과 백두산 천지를 중심으로 진행된 제3일째 일정은 한반도평화를 위한 시간의 강이 불가역적 지점을 지나고 있다는 직관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두 정상이 백두에서 한라로 이어지는 한반도 전 지역에서 전쟁의 위기를 종식하고 핵 없는 한반도에 대한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해 의기투합했습니다. 이제는 천지와 백록담의 물을 합쳐 붓을 적시고 한반도 평화의 새 역사를 함께 써나가야 합니다. 제2일째 건국 70주년 기념작인 '빛나는 조국'을 재구성하고 마지막에 특별장을 새로 제작하여 진행한 공연과 이어진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은 평화를 향한 미래의 역사 만들기의 출범식과도 같았습니다. 특별히 문 대통령을 소개하고 15만 평양시민 앞에 그를 세운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에 대한 깊은 신뢰와 인정이 필요합니다.



△ 남북의 평화공존과 교류협력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북한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 북한은 지난해 핵무기 개발 완성을 선언한 후, 올해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를 통해 군사강국과 경제강국으로의 병진노선에서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전심전력하는 것으로 노선을 수정했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 특히 미국으로부터 김정은 정권의 안정과 평화체제를 보장받고 경제발전에 전력을 다하기 위해 미래의 핵을 선제적으로 포기하는 평화의지를 보였습니다. 종전선언과 대북제재 해제, 남북경협과 평화협정 체결로 이어지는 과정에 현재 핵에 대한 비핵화 과정도 진행될 것입니다. 북한 정부와 주민들 모두가 이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습니다.



△ 남북한 두 정상이 회담 후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했습니다. 어떻게 보셨습니까?

- 평양공동선언은 판문점공동선언의 이행을 위한 실천적 합의서입니다. 판문점선언의 구체화를 위해 미국을 견인해 나가는 두 정상의 노력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는 사실상의 종전선언이고 미래 핵의 포기는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인 선언이며, 개성공단과 금강산 사업의 재개는 전면적인 남북교류의 신호탄이 될 것입니다.


△ 북한 측 관계자들과 만남은 어떠셨고, 무슨 대화를 나누셨습니까?

- 조선그리스도교연맹 강명철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북한 수뇌부와 접촉했지만 남북정상회담에 전념하기를 원하는 북한 지도부의 의지와 시간 제약으로 성사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다만 북한 수뇌부에 속한 대표적인 인사 6명에게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NCCK가 세계교회와 함께 한반도평화를 위해 노력한 일들을 설명하고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의 역할 강화를 위해 협력해 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특별히 북한 수뇌부 안에 한국기독교회협의회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점도 발견했습니다. 또 부문별 대화시간에는 한국기독교회협의회의 88선언에 나타난 민중참여의 원칙을 소개하고 국민이 토대가 되는 평화프로세스를 이루기 위해 민간교류의 상시화를 제도화하자고 제안 했습니다. 또한 올해 안에 평양에서는 남북종교인의 평화회의를 개최하고 내년 3.1운동 100주년 행사는 서울에서 개최하자는 의견도 개진했습니다.



△ 남북 교회의 공식 교류 및 만남은 언제쯤 어떤 방법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 남북교회의 교류는 한국교회남북교류협력단의 평양방문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봉수교회 리모델링을 포함하여 봉수교회 빵 공장의 설비개선과 지속적인 가동을 준비하는 방문인 동시에 향후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의 사회봉사 사업에 대한 중장기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하는 자리가 될 것이고, 가능한 한 올해 이 일이 추진되길 바랍니다. 또한 오는 11월에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한반도평화를 위한 라운드테이블 회의에 조선그리스도교연맹 대표 4인이 참가 의사를 밝힌 바 있는데 미국 국무부가 비자를 승인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합니다.



△ 한 걸음 진전된 남북의 평화공존과 교류협력 시대를 앞두고 한국교회는 어떻게 준비해야 합니까?

- 한국교회는 평화공존을 위해 분단냉전체제에서 비롯된 교회의 정치학과 의식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평화의 복음을 전하는 화해자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특별히 남남갈등을 해결하고 사회통합을 이루는 촉매제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교류협력을 위해 좀 더 전문성을 지닌 면밀한 준비가 있어야 합니다. 북한의 파트너를 우리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는 도구로 전락시키지 말고 상생과 공영을 위한 하나님의 선교의 길을 가야 합니다. 또 남북교회 교류를 통해 진보와 보수의 경계를 넘어 교회다운 방식으로 판문점공동선언을 실현하기 위해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협력의 길을 모색하며 새로운 질서를 형성해 나가야 합니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