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 방문을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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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8년 09월 18일(화) 10:06
기독교 제국주의, 식민주의를 경험한 베트남은 다른 나라와 선교방법이 조금 다르다는 얘기를 빈롱성의 한 선교사님으로부터 들었다. 특히 개신교에 대해 강한 적대감이 있는 베트남 정부는 '교회는 사회주의와 함께 할 수 없다'는 신념을 가지고 선교사들을 감시하며, 갖가지 상황에서 예민하게 반응했다고 한다. 그래서 베트남 선교를 시작할 때 그는 교회를 짓고 제자를 양육하는 등의 전통적 방법을 택할 수 없었다.

대신 열악한 베트남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세워 지역사회를 개발하는 데 힘썼다. 그러다보니 감시와 경고의 대상이던 선교사는 어느덧 인민위원회와 협력하며 그들의 요청에 따라 현지 교회, 심지어 타종교와도 교류하며 선교의 영역을 넓혀가는 자리에 서게 됐다. 선교를 목적으로 복음을 강요하거나 사람들을 속이지 않고, 정직하게 그들의 삶으로 걸어 들어간 것이 결실을 맺었다. 그 선교사는 이 모든 것을 하나님이 준비해주신 것이라 믿고 지금도 열심히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이제는 인민위원회는 그를 협력자로 여기며 존중해 앞으로 더 많은 일들을 함께하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미 몇 차례 베트남 선교지를 방문한 우리 교회에서는, 두 달 후 사랑의 집짓기에 참여하기 위해 다시 베트남으로 간다. 선교지를 몇 차례 방문한 것만으로는 여전히 현지 선교의 현실과 고충을 모두 이해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우리를 대신해 거친 땅을 일궈낸 목소리와 손길을 기억하며 지속적으로 기도하고 지원하는 것으로 부족함을 조금이나마 채워보려 한다.

현재 자신이 있는 곳이 변화를 두려워 할 만큼 안정적으로 느껴진다면, 그 평화를 위해 누군가 애썼던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한자리에서 모여 앉아 기도할 때 다른 사람의 방해가 없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면, 그 자유를 위해 싸웠던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아무 힘이 없다고 절망할 때, 함께 목소리를 높여 외치고 손을 잡아주었던 그들은 조건 없이, 그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했다.

그 사랑의 수혜를 입은 우리도 그들처럼 조건 없이, 대가를 바라지 않고도 누군가를 사랑할 준비가 된 사람들이다. 사랑은 이념과 인종을 초월하며 어디서나 통한다는 선교사의 말이 지금도 가슴에 남아 있다. 사랑하는 것은 우리가 선교해야할 이유이며 예수님의 지상의 명령일 것이다.

정인철 장로 / 순천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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