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 시론 ]

한국기독공보
2018년 08월 21일(화) 10:26
시론 -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9월에 평양에서 열기로 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정착에 관건이 될 것이다.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큰 장애물에 봉착한 문재인 정부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면관리가 절실하다. 미국의 대북관계 실무관리들은 선비핵화에 집착하여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국내의 부정적인 여론을 업고 두 정상의 합의사항을 흔들며 최대압박전술을 구사하며, 향후 전개될 동북아질서 재편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로 남한과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북한은 미군유해 송환에 따른 보상을 기대하고 종전선언과 대북제재의 완화를 요구하며, 남한의 판문점선언 이행이 미흡다고 불만이다. 실은 북한이 남한이 미국을 견인할 수 있도록 핵시설과 핵물질의 신고, 사찰 동의 등으로 명분을 제공해야 하는데 모른 척 한다.

한편 중국은 종전선언에 적극 개입하며 동북아평화체제구축의 주역을 자임하고 있어서 미국은 중국 때문에 대북협상이 꼬인다고 비판한다. 북미간에 비핵화와 종전선언, 평화협정과 체제보장에 대해 주고받으며 점진적으로 나가야 하는데, 우리가 북한의 기대를 충족하여 주는 동시에 미국을 견인하는 것은 쉽지 않은 사안이다. 또 정부가 국제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개발사업을 이행하고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들어 미국을 설득하여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관광을 추진하는 과제도 만만치 않다. 다행히 올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남북의 경제협력강화와 동아시아철도공동체 제안은 갈등의 소지가 큰 정치를 넘어 당사국들에게 이익이 되는 경제적 접근이란 점에서 유용할 수 있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국면관리가 절실한 시점에서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공적인 과제로 여기는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먼저 하나님의 은혜로 열린 평화의 물결이 통일의 새날로 결실하도록 간절히 기도하자. 그리고 종북좌파 프레임에 갇힌 보수국민들과 북한을 신뢰하지 못하는 미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 남북정상회담의 여건을 만들며,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교회들과 긴밀히 협력하자.

평화통일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한국교회는 나눔과 섬김, 용서와 화해, 희생과 생명의 복음적 가치를 담은 평화통일의 비전을 만들고 이웃종교는 물론 사회와 공유하길 바란다. 이를 위해서 제교단 총회와 교회연합단체, 대북선교단체들과 더불어 평화통일플랫폼을 만들어 소모적인 경쟁과 중복투자를 피하고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협력하여 인적교류와 지원, 개발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역할을 분담하는 대북창구로 발전시키자. 여기에서 새로운 대북인식을 위한 토론회, 북한교회 재건이 아닌 보건소 건립 등 사회복지적 접근, 통일교육체계 수립, 통일 후 사회통합을 위한 연구사업을 추진하면 좋겠다. 더구나 다층적으로 북한과 관계를 맺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국제정치는 핵문제에만 매달려 있는데, 북한이 판문점선언을 이행 차원에서 선호하는 철도, 도로, 산림개발에서 정부와 적극 협력하고 문화, 체육, 복지 분야에서 지원과 교류를 다변화해야 비핵화과제에서 갈등이 심화되어도 다른 사업을 통하여 관계를 지속하며 견인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교회는 민족내부의 평화통일의 역량을 제고하지 않으면 강대국에 휘둘릴 수밖에 없으므로 차세대를 통일의 주체로 세우기 위헌 지역사회에서 생활밀착형 평화통일교육의 센터가 되자. 특히 삶으로 평화와 통일을 이루는 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탈북민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생활훈련을 병행해야 한다. 또한 통일 후 사회통합을 준비하기 위해 북한에 있는 토지 등 재산에 대한 포기운동, 용서와 화해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지금은 문재인 정부가 정상회담의 성사와 북미관계의 개선을 위해 큰 돌파구를 마련할 때이다. 한국교회는 이 담대한 모험을 함께 추진하며 견인하는 민족역사의 동반자가 되자.



이근복 목사(크리스챤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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