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앤이슈 ]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8년 08월 21일(화) 23:38
말(言)



사람인 동물과 구분하는 차별된 내용을 든다면 하나는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이러한 생각을 소리(말)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물들의 경우도 자신들이 낼 수 있는 소리와 몸짓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동물들은 한정된 소리와 표현에 불과 하지만 인간이 내는 말은 정교하기 때문에 생각과 감정을 타인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인류의 역사에 한번도 기록되지 않고 있다가 발견된 부족들도 그들의 언어로 의사 표현을 하고 있는 것만 봐도 말을 한다는 것은 사람들에게 내려진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 페이스북을 통해 한 목사님이 설교문을 올린일이 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말을 하자'라는 제목으로 교회학교 초등부를 대상으로 한 설교문이다. 이 목사는 설교문에서 더러운 말은 상대방을 아프게 한다고 설명했다. 더러운 말은 우리가 죄인이기 때문에 하기 싫어도 하게된다면서 더러운 말을 하기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첫째 기도해야 하고, 둘째는 다른 사람에게 은혜가 되는 말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러운 말이 아닌 선한 말은 상대방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말을 한다는 것은 분명히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또한 사람들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문명을 발전 시켜 나가면서 문자를 만들어 사용하게 되었다. 생각을 말로 표현하고 그 것을 다시 문자로 기록해 남긴 것이다. 이러한 기록이 역사가 됐고, 이 역사가 후대에 전해지면서 앞선 선인들의 사상을 후손들이 이해하게 되었다.

말과 글에는 품격이 있다. 어떻게 무순 말을 하느냐에 따라 말하는 사람의 인격이 평가되기도 한다. 글은 더욱더 그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막말'이라는 단어가 쉽게 나올 정도로 말을 함부로 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특히 우리사회 정치권에서 쉽게 볼 수있다. 영상이 발전되면서 '누가', '언제', '어디서' 말을 했는지까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수십년전에 했던 말도 확인될 수 있다. 그러니 말바꾸기도 쉽게 들통이 나기 마련이다.

목사들은 꾸준히 설교를 한다. 강단에서 말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리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과 글로 표현할 기회가 주어진다. 그러한 말들은 고스란히 청중들의 기억에도 남아 있고, 때로는 녹음과 영상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여기에서 말한 것을 다른 자리에서 다른 내용으로 말을 했다가는 쉽게 들통이 나기 마련이다. 말바꾸기를 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기도 하고, 하루 아침에 부도덕한 사람으로 낙인이 찍히기 일쑤다.

말을 쉽게 바꾼다는 것은 지도자의 덕목이 아니다. 즉 자신이 한 말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는 것이 참 지도자의 모습이다.

강단에서 쏟아 내는 수많은 말들에 대해 '과연 책임을 질 수 있을까?', 신중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강단의 언어와 삶의 언어가 다르다면 존경을 받을만한 목회자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사람들에게 주어진 특권으로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해서는 안되지 않을까. 우리는 은혜가 되는 말, 책임을 질 수 있는 말이 필요한 때에 살고 있다.

박만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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