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적게 하라

[ 논설위원칼럼 ]

김정호 목사
2018년 08월 13일(월) 10:00
'하나님의 임재연습'(로렌스 형제, 1611-1691) 이라는 고전이 있다. 프랑스에서 태어났으며 원래 이름은 니콜라 에르망이다. 훗날 수도원에서 평수사로 생활하면서 '로렌스 형제'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는 수도원 회계의 잔심부름꾼으로 일했으며 30년 전쟁에 참전했다가 심한 부상을 입고 다리를 저는 장애를 지니게 되었다. 열여덟 살에 여러 가지 삶의 굴곡을 지나 마침내 카르멜 수도회에 평수사로 들어갔다. 그는 수도원에서 주방 허드렛일이나 신발을 수선하는 일을 하면서도 매 순간 호흡하듯 하나님의 깊은 임재 속에서 온전히 살았다. 이 책을 몇 번씩 읽으면서 감동된 구절을 적어 본다.

로렌스에게 최악의 시련은 하나님의 임재를 잃는 것이었다. 어려움이 찾아오면 단순하게 예수 그리스도께로 나가 그분의 은혜를 구하면 모든 일은 잔잔히 제자리를 찾았다. 로렌스가 터득한 하나님과 대화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자신의 평범한 일상사를 단순하게 꾸준히 해 나가는 것이다. 하나님의 임재가 우리의 마음과 영혼에 큰 기쁨이 된다. 하나님만이 우리의 목적이고 하나님만을 경배하고 찬양해야 한다. 우리가 살아갈 인생의 시간은 참으로 짧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생의 남은 기간을 하나님과 함께 보내야만 한다. 하나님과 함께라면 고난도 쉬워지지만 하나님이 없다면 최고의 즐거움도 별로 흥이 나지 않을 것이다. 하나님이 장래에 내게 어떤 일을 허락하실지 모르나 내 영혼은 너무나 편안하여 그런 것은 하나도 문제가 되지 않으며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나님과 나 외에는 아무도 없는 것처럼 살았다. 하나님의 임재 연습은 기도 시간뿐 아니라 규칙적인 일과 시간에도 똑같이 적용되었다.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하나님을 전적으로 믿고 의지할 때에만 우리는 쉼을 누린다. 하나님의 방법에서는 생각은 별로 중요한 게 아니고 사랑이 전부다. 더 할 일이 없으면 바닥에 엎드려 하나님을 경배하였다. 해야 할 일들을 다 마친 뒤 나머지 모든 시간을 기도하는데 보냈다. 하나님이 내 옆에 서 계신 것처럼 살았다. 로렌스가 하는 말보다 그의 본이 되는 삶이 사람들에게 더 큰 영향을 끼쳤다. 하나님의 임재 안에 거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그저 로렌스 형제를 보기만 하면 되었다. 로렌스의 온화한 얼굴과 공손하고 정중한 태도와 단순하고 겸허한 몸가짐은 그를 만나는 모든 사람이 존경심과 선한 뜻을 가지고 그를 대하게끔 만들었다. 그가 바라본 유일한 상급은 바로 하나님 한 분 뿐이었다.

프랑스의 저명한 주교는 로렌스와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눈 뒤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은 로렌스 형제에게 직접 말씀하신다. 그에게 당신의 거룩한 신비들을 드러내신다. 하나님을 향한 그의 사랑이 깊고 순결하기 때문이다." 로렌스가 하나님께 나아가는 유일한 수단은 매사를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었다. 그가 중시한 것은 활동이 아니라 하나님이었다. 로렌스는 아무 것도 탐내지 않았고 아무 것에도 놀라지 않았으며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직 하나님 그분 자체를 사랑했고 하나님의 영광만을 갈망했고 하나님의 뜻만 이루어지기를 소원했다. 그는 자신의 유익을 구하는 마음이라곤 하나도 없이 오직 하나님의 영광만을 위해 살아갔다.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았고 사람들을 천사처럼 생각하며 일했다. 죽음도 로렌스 형제를 두렵게 만들지 못했다. 로렌스는 여든의 나이로 자신의 영혼을 하나님께 돌려 드렸다.

오늘날 사회뿐만 아니라 교회에도 말이 너무 많다. 우리 자신의 말을 분석하면 50%는 자기 자랑이고 50%는 남에 대한 비난이다. 사람들의 소리가 너무 크고 많아서 교회 안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가 어렵다. 교회에서 사람의 소리만 듣다가 오는 경우도 많다. 논쟁과 싸움이 일반화 되었다. 시장에서 싸우는 사람들을 보면서 "여기가 교회인줄 아느냐"고 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도 있다. 교회와 노회와 총회와 각 모임과 부서에 하나님의 말씀은 없고 사람의 말로 시끄럽고 혼란하다. 어느 덧 설교가 사람의 말이 되어버렸다. 예수님처럼 말씀의 권위를 회복하여 행동과 삶으로 말하는 교회와 성도가 되어야 한다.

하나님은 한국 교회와 성도들을 지극히 사랑하신다. 지금부터 잘하면 반드시 회복과 부흥의 역사는 일어난다.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민13:33)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민14:9).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아니하고 능력에 있다(고전4:20).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해야 한다(요한1서3:18). 말씀을 전파해야 한다(딤후4:2). 은 쟁반에 금 사과 같은 합당한 말을 해야 한다(잠25:11). 깊이 생각하는 말을 해야 한다(잠15:28). 선한 말을 해야 한다(잠16:24). 말을 아껴야 한다(잠17:27). 남의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잠18:8). 말을 적게 해야 한다(전5:2). 지혜자의 말을 해야 한다(전 12:11). 말쟁이가 없어져야 한다(잠 26:20). 말(言)이 많은 것이 문제임을 자각하고 나 자신부터 말을 적게 하고 예수님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교회와 모든 성도들이 되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김정호 목사/번동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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