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관심받는 재활용쓰레기 문제

[ 기자수첩 ]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8년 06월 11일(월) 10:00
 얼마 전 편의점에 들러 몇 가지 품목을 고르고 계산대로 향했다. 계산이 끝난 후 어색한 기다림이 계속 되자 점원은 "물건 가져가세요"라며 기자를 다그쳤다. '물건을 샀으면 당연히 비닐봉투에 담아줘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하던 중 '재활용 폐비닐 쓰레기 대란'이 스쳐갔다. 이제는 편의점에서도 비닐봉투 사용량을 감축하기 위해 '당연히' 제공되던 비닐봉투를 20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사용한 봉투를 가져오면 보증금을 되돌려주고 있다.
 우리나라 1인당 비닐봉투 사용량은 2015년 기준 약 420개로 집계됐다. 한국의 플라스틱 소비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중국이 지난 2017년 7월 폐비닐 및 폐자원 수입금지를 결정하면서 국내 재활용쓰레기 수거업체는 '폐플라스틱이 더 이상 돈이 되지 않는다'며 수거를 거부했고 대한민국은 말그대로 쓰레기에 파묻힐뻔한 봉변을 경험했다. 그제서야 국민들은 일회용품과 비닐제품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고 정부에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을 강구했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폐플라스틱 비닐 56% 가량을 수입하는 국가였다. 폐자원을 가공해 역수출하는 플라스틱 가공업은 돈이 되는 사업이다. 그러나 이들을 태우며 발생하는 유독가스로 인해 대기와 수질오염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했고, 중국 정부는 '쓰레기로 버는 돈'을 거부한 것이다.
 사람 뿐만 아니라 비닐봉투와 플라스틱 제품으로 뒤덮인 해양생물은 그야말로 생사의 갈림길에서 신음하고 있다.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에 의하면 사실상 플라스틱 쓰레기의 90%는 재활용되지 않고 바다로 흘러간다. 해변에서 죽어가던 돌고래의 뱃속에서는 무료 80여 개의 비닐봉투가 나왔다. 바닷거북이의 코에는 빨대가 단단히 박혀 고통스러워 하고 있으며, 해양 조류들은 알록달록한 플라스틱 조각을 먹이로 착각해 섭취하고 죽어가고 있다.
 지난 5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선정한 녹색교회들이 녹색교회 목회 및 활동을 위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녹색교회네트워크를 조직해 운영한다. 이제라도 한국교회가 앞장 서 창조주의 선한 청지기의 역할을 해야할 때가 아닐까?
  이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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