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작은자와 '함께'

제15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 폐막

표현모 기자
2018년 05월 02일(수) 17:40
개막식에서는 노숙인들과 가수의 협연으로 이번 영화제의 주제인 '함께'의 의미를 더욱 부각시켰다.
개막식 공연 모습.
제15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가 지난 4월 24일 이화여자대학교 ECC 내 삼성홀에서 개막되어 29일까지 총 6일의 일정으로 신촌 필름포럼에서 진행됐다.

사회 곳곳에 소외된 우리들의 이웃과 사회적 약자들에게 소통을 청하고 그들의 고민과 고통을 같이하자는 의미에서 '함께'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영화제에는 사랑의 의미와 가치를 자유롭게 다양하게 이야기하고 표현하는 영화 20편(11개국)이 상영되어 관객과 소통했다.

지난 4월24일 개막식에서 집행위원장 배혜화 교수는 인사말을 통해 "기독교는 작은 자와 함께 하는 종교다. 그 말은 우리가 이웃을 사랑하고 어려운 이에게 손 내밀고, 잡은 손을 놓치 않겠다는 믿음을 전하는 것"이라며 "곁을 둘러보면 선한 이웃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살았으면 좋겠고, 우리 영화제가 여러분과 함께 이만큼 성장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직위원장 임성빈 총장(장신대)은 "우리나라는 그 어느 나라보다 갈등지수도 높다. 남북, 동서, 빈부의 갈등이 여전하고 여기에 세대간 갈등이 더해지고 있다"며 "그러나 눈에 보이는 것 너머를 볼 수 있는 것이 신앙이다. 여러모로 갈라져 있는 이 땅에 그리스도 사랑으로 역사를 이뤄가는 국제사랑영화제가 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홍보대사 배우 이성혜 씨는 "배우로는 첫걸음을 내딛는 저에게 이 영화제의 의미는 선물과도 같다. 중요하고 따뜻한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라며 "이번 영화제를 통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서울국제영화제의 정신과 취지를 가장 잘 살려 활동한 영화인에게 주어지는 기독영화인상은 영화 '로마서8:37'을 연출한 신연식 감독에게 돌아갔다. 신 감독은 "3대째 모태신앙이긴 하지만 신실하거나 모범적인 신앙인이 아니라 자주 믿음이 흔들리는 사람"이라며 "영화를 개봉하면서 많은 기독교인들이 자주 믿음이 흔들리는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그런 연약함을 나눌 수 있었던 것이 소중했다고 생각하고, 이 상도 저의 연약함을 드러내서 주시는 상이라고 생각한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번 개막식 후에는 개막작 '끝에서 시작하다'가 상영됐다. 조현기 프로그래머는 "이 영화는 백인 중산층 부부가 노숙인 사역과 그들과의 관계를 통해 부부관계를 회복한다는 내용"이라며 "우리 프로그래머들이 이번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이 영화를 선정한 이유는 우리와 아버지와의 관계를 회복시키는데 초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개막작 선정 이유를 밝혔다.

사랑의 의미와 가치를 자유롭고 다양하게 이야기하나 영화를 소개하는 '아가페 초이스'에는 2017년 독일영화상 후보에 올랐던 '팀탈러, 웃음을 팔아버린 소년', 가족의 유산인 포도농장 경영을 둘러싼 이야기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 제2차 세계대전 중 폴란드에서 동물원을 운영하던 가족이 유대인을 비밀리에 동물원에 숨기는 이야기 '주키퍼스 와이프', 가시고기의 희생을 그린 단편 애니메이션 '아가페', 발달장애를 가진 아들을 돌보다가 시한부 선고를 받는 엄마의 이야기 '채비', 거리를 방황하는 10살 소년이 음악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이야기 '기적의 피아노' 등이 상영됐다.신앙의 가치와 절대적 복음의 비전을 담고 있는 영화를 소개하는 '미션 초이스'에는 성공한 목회자의 저열한 이면과 이에 저항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린 '로마서 8:37', 1963년에 제작된 스웨덴 영화 '겨울 빛', 펜으로 그림을 그려 영화를 제작하는 소년의 이야기 '잘 지내니, 루돌프?', 여성의 눈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해석한 '막달라 마리아:부활의 증인' 등이 상영됐다.

최근 소개된 작품 중 다시 주목하면 좋을 영화 등을 상영한 '필름포럼 초이스'에는 미국 소도시에 사는 버스 운전사의 이야기 '패터슨', 2017년 런던국제영화제 상영작 '원더스트럭', 서퍼들의 이야기와 그로 인한 마을의 변화를 담은 '비트윈 랜드 앤 씨', 2018년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상영작인 일본영화 '빛나는' 등이 상영됐다.

스페셜 섹션에는 폴란드의 거장 케이슬로프스키의 연작 '십계 1, 2', 스페셜 단편선에는 '골고다의 방', '2인3각', '한양빌라, 401호'가 상영됐다.

이번 영화제 기간에는 지난 4월 26일 백광훈 목사(문화선교연구원 원장)의 진행으로 '여성, 잃어버린 자리를 찾아서'를 주제로 포럼이 진행되어 성서와 교회사 안에서 왜곡되고 축소되어 온 여성의 자리를 돌아보고, 한국교회 속 여성리더십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28일에는 키에슬로프스키의 '십계'를 관람한 후 '지금 여기에서의 십계'를 주제로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에게 고대 이스라엘의 율법은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에 대해 인문학자 김용규 선생의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진행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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