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도 갑질 문화?

후원요청 했다가 '모멸감'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18년 05월 02일(수) 16:29
일러스트 / 이경남 기자
'갑질(gapjil)'이라는 한국말이 해외에서도 화제가 되면서 한국교회 안의 갑질 문화에도 의심의 눈초리가 깊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뉴욕타임즈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행위를 두고 '갑질'이라고 보도하며 갑질이라는 단어를 "봉건 영주처럼 행동하는 기업 임원이 부하나 하청업자를 학대하는 행위'라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우리 사회 안에 만연한 갑질 문화의 폭로가 잇따르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8일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반부패의 대표적인 사례로 갑질 문화를 언급하면서 "우월적 지위를 내세워 상대를 무시하거나 인격 모독을 가하거나 부당한 요구나 처우를 하는 것은 이제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갑질 문화에 대한 지속적인 개혁을 강조한 바 있다.

구직 사이트인 인크루트도 지난 18일 직장인 898명을 대상으로 '갑질 상사'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응답자의 97%가 '갑질 상사와 일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유형으로는 '자신의 업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미꾸라지형'과 '본인의 기분에 따라 팀 분위기를 바꾸는 기분파형'이 각각 20%의 얻어 공동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랬다 저랬다 말 바꾸는 변덕쟁이형(19%), '사사건건 감시하고 지적하는 지적형'(15%), '상사의 명령이나 의견에 무조건 맞추는 yes맨형'(13%), '자신과 코드가 맞는 직원에게는 자율권을 주고 눈 밖에 난 그룹에게는 간섭하는 사내정치 조장형'(11%)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러한 갑질 문화의 폐해가 교회라고 예외는 아니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교회가 대형화 되면서 대기업이나 사회 언저리의 갑질 문화가 여과없이 스며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작은 개척교회에서 사역하는 한 목사는 대형교회로부터 후원을 요청하기 위해 방문했다가 받은 모멸감은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이지만 부목사가 담임목사의 갑질로부터 받아야하는 상처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 해말 한 부목사는 예배 시간에 광고를 통해 본인의 해임 소식을 들어야만 했다고 한다.

오늘날 개교회주의와 대형교회 추구로 공교회성을 헤치는 사례들을 보면서 일부이지만 교회 차원에서 갑질 문화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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